
【남해역사연구회 정의연 회장】보물섬이라 불릴 만큼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경상남도 남해는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유배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남해 유배문화 연구의 중심에 선 남해역사연구회 정의연 회장은 다각도에서 탐구한 남해역사자료들을 근거로 관광객들에게 생생한 역사를 전하고 있었다.
“남해는 고려 전기시대 문화가 집약된 중요한 곳으로, 그것을 발굴하여 고증하는 작업이 절실하다”고 피력한 정 회장은 다년간에 걸쳐 남해 유배인물의 발자취를 쫓았다.
한국 대표 고전소설인 ‘구운몽’을 집필한 서포 김만중, ‘화전별곡’의 자암 김구, ‘금산 망운산시’의 약천 남구만, ‘남해견문록’의 후송 유의양 등 현재까지 알려진 남해 유배객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약 200여명에 이르며, 이들은 유배지였던 남해에서 주옥같은 문학작품을 남겼다.
자칫 잊힐 수 있는 중요한 역사를 발굴하여 기록으로 남기는데 주력하고 있는 정 회장은 ‘남해도 유배인물 100인전’을 편찬, 유배역사와 인물뿐 아니라 유배문학까지 다루며 남해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는 전기를 마련했다.
정 회장은 “남해에 유배온 대부분이 당파싸움에 의해 밀려난 사람이기에 그들의 높은 학식이 유배지 토속인들에게 전달되어 향인들의 문명을 깨치고, 향학열을 불태우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남해 유배역사에 의미를 부여했다.
“과거의 역사가 기초되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고 말하는 정 회장은 유배문화 외에도 전통민속놀이, 고려대장경 판각성지, 충무공이순신 등 남해와 관련된 인물 및 역사 연구를 통해 가치부여에 힘쓰고 있다.
특히 노량해전에서 순국한 충무공 이순신에 대한 연구는 남해역사에 있어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정 회장은 “7년 전쟁을 종식시킨 노량해전에서 충무공 이순신이 순국했음에도 불구 남해지역의 무관심으로 학계 조명을 받지 못했다”며 “남해는 충무공 이순신의 순국지이자, 호국정신이 깃든 곳”이라고 정의했다.
이에 정 회장은 이순신 운구행렬 재현행사를 주관, 순국한 이순신의 호국정신을 기림과 동시에 전통 장례문화를 알리는데 주력했다.
이렇듯 다양한 시도를 통해 남해지역 역사적 가치 발굴 작업에 힘쓰고 있는 정 회장은 “역사의 정립만으로 대중과 소통하긴 어렵기 때문에 역사와 관광사업을 접목해 친밀도를 높여야 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그동안 학술진흥과 역사정립 위주의 역사를 연구해왔다면 앞으로 이순신 운구축제를 세계화하고, 고려대장경 판각성지 체험행사 등을 도입해 쉽게 체득할 수 있는 역사가 되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남해역사연구회 정의연 회장은 남해지역 역사·문화연구와 가치창출에 헌신하고 체계적인 역사자료 구축을 기반으로 문화관광사업 활성화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12 올해의 존경받는 인물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정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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