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무진참미술관 무진 정룡 이사장】경남 함양의 용추계곡은 숨은 명산이라 할 수 있는 기백산과 황석산에서 흘러내린 계류가 만나서 형성된 계곡으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계곡바람에 한 땀 식히고 나면 옛 선비들의 글 읽는 소리가 귓가에 살랑거리며, 지친 심신을 달래 줄만큼 멋들어진 이곳에 (사)무진참미술관(www.moojinart.co.kr)이 자리 잡고 있다.
60년 가까이 한 평생을 바쳐 한국화가, 행위예술가, 예술기획가 등 전방위 예술가로서 예술혼을 불태우며, 고희를 넘긴 현재에도 왕성하고 정열적인 활동을 펼치는 무진 정룡 이사장이 고향 땅에 미술관을 세워 함양의 문화예술 진흥에 기여하고자 지난 2010년에 건립됐다.
정 이사장은 “21세기는 문화예술의 시대라고 말하지만, 모든 예술 발전의 기본이 되는 미술관이 우리나라는 현저히 적은 수에 불과하다”며 “심지어 지방에서는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화는 가진 자들만의 소유가 아니라, 이 땅의 풀뿌리들에게 고루 스며들어야 한다는 지론으로 오랫동안 가슴 속 깊이 지녀왔던 염원을 이뤘다”고 미술관 건립의 소회를 밝혔다.
이에 (사)무진참미술관은 청소년 거리예술축제 ‘소소뜨라’, 가족 한마음 오감교육 ‘아롱새미’, 예술 및 건강치료 프로그램 ‘곤지곤지’, 예술을 통한 사랑나누기 ‘도래도래’ 등 다채로운 기획예술 공연을 마련하고 많은 관객들과의 소통에 노력 중이다.
또한 ‘용추자연예술제’의 매년 개최, 지난 2000년부터 1년에 2차례씩 열린 ‘생명예술 환(hwan) 코리아 누드퍼포먼스 페스티발’의 활성화 등을 통해 함양을 예술의 고장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이 모든 일의 주역인 정 이사장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이미 첫 전시회를 열고, 이승만 대통령의 초청으로 경무대에서 그림을 그리며 ‘꼬마 천재화가’로 불렸던 인물이다.
이후 춘곡 고희동 화백과 서양화가 김경 선생을 사사하며 능력도 인정받았지만, 가난 때문에 120여 차례나 짐을 싸고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느라 젊은 시절은 칩거한 채 홀로 그림을 그리며, 대외활동은 엄두도 못낸 그였다.
그러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림만큼은 팔지 않고 보물처럼 소중히 간직한 결과, 정 이사장이 현재 보유한 자신의 작품은 무려 2만점에 이른다. 연간 전시일정은 물론, 미술관 벽을 가득 채우고도 남을 정도다.
뿐만 아니라 그는 전국을 돌며 작품전과 퍼포먼스 공연 등 각종 문화행사를 20년여 간 200회 이상 열어 문화계에선 기인으로 손꼽힌다.
이런 정 이사장은 “다시 찾고 싶은 미술관을 만들고, 나아가 지역과 국가의 문화예술 발전에 힘쓸 것”이라며 “예술가들의 권익보호와 인적자원 발굴, 문화예술사업 활성화 등을 위한 정부의 정책 지원이 뒤따르길 바람”을 전했다.
한편, (사)무진참미술관 무진 정룡 이사장은 평생을 문화예술 발전과 저변확대에 헌신하고 미술관 건립 및 각종 기획예술 공연 프로그램의 마련으로 함양지역 문화예술 수준 제고에 기여한 공로로 ‘2012 올해의 존경받는 인물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이윤지 기자
[저작권자ⓒ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