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장수진 기자] 여성가족부는 ‘2012년 공공기관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동 조사는 공공기관 직원 7,957명(일반직원 2,015명/성희롱 업무담당자 5,942명)을 대상으로 성희롱에 대한 인식과 경험, 사건 처리방식과 성희롱 예방교육 등 현황에 대해 조사했다.
성희롱에 대한 인식과 피해실태
공공기관 일반직원은 성희롱 개념에 대한 인식이 높으나, 성별 간 차이가 있고 자신이 속한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해서는 관대한 편이었다. 50.2%가 ‘우리 사회의 성희롱 실태가 매우 심각하다’고 인지하고 있었으나, ‘자신이 근무하는 직장 내 성희롱이 심각하다’고 인지하는 비율은 3.2%에 그쳤다. 성별로는 남성의 38.2%가 ‘심각하다’고 한 반면, 여성은 64.8%가 ‘심각하다’고 나타났다.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해서도 남성의 경우 1.4%만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반면, 여성은 5.4%가 ‘심각하다’고 응답해 성별 차이가 두드러졌다.
최근 1년 동안 ‘타인의 성희롱 피해를 목격하거나 들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일반직원의 비율은 7.4%이며, ‘본인이 성희롱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8%였다. 피해자의 특성은 남성에 비해 여성이, 정규직에 비해 비정규직이, 그리고 19~29세의 연령집단이 성희롱에 더 많이 노출돼 있으며, 사건해결에 있어서도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희롱 사건 발생 장소, 관계, 형태별로 살펴보면, 주로 회식장소에서, 상급자가, 언어적 혹은 신체적 성희롱을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교의 경우 ‘교수(또는 강사)와 학생’간에 발생하는 성희롱의 비중도 높았다
성희롱 피해 이후 대처
피해자의 90% 이상이 ‘그냥 참고 넘어갔다’(여성의 경우, 92.9%)고 답변했다. 이유로는 ‘업무 및 인사고과상의 불이익에 대한 우려(29.0%)’나 ‘해결 가능성이 없다(27.5%)’, ‘소문, 평판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17.4%)’,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아서(14.5%)’,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없거나 몰라서(7.2%)’라는 순으로 응답했다.
성희롱 예방교육
공공기관의 연간 성희롱 예방교육은 평균 2.2회 실시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난해 성희롱 예방교육을 한 번도 실시하지 않은 기관은 0.6%에 불과했다. 가장 많이 사용한 교육 방식은 자료배부와 시청각교육을 많이 사용했고, 외부전문가 또는 내부전문가의 강의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성희롱 예방교육에 대한 직원들의 참여율은 92.4%로 매우 높은 수준이며, 기관장의 참석 여부도 평균 95.0%의 높은 참석률을 보였다. 일반직원에 대한 조사를 보면, 성희롱 예방교육과 관련해 정규직, 남성의 참여율이 더 높았고, 성희롱 예방교육에 대한 내용과 효과성에 대해서도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었다.
성희롱 전담기구 설치 및 운영
공공기관 내 성희롱 관련 전담기구와 전임상담원이 모두 있는 기관은 전체의 86.5%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체규정을 가지고 있는 기관의 비율도 84.7%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임상담원 수는 전체 기관에서 평균 2명으로 조사됐다. 공공기관 60.2%에는 상담실이 설치돼 있고, 전임상담원이 전혀 없는 기관은 29.4%로 나타났다.
성희롱 방지조치가 비교적 잘 되어 있는 기관은 대학이며, 지방자치단체는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에서는 상담실 설치, 예산 확보, 사건 처리 규정, 실제 상담과 사건 처리 경험 등의 수치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전담기구와 담당자가 모두 있는 비율이 낮고, 전임상담원이 없거나 상담실이 없다는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이와 함께 성희롱 업무 담당자들의 고충을 조사해본 결과, 국가기관과 공직유관기관의 경우 순환보직에 따른 부족한 전문성, 예방교육 시 집체교육의 어려움, 과중한 업무가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또한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의 경우 과도한 업무, 불안정한 고용상태와 그로 인한 학내에서의 낮은 지위, 타부서와 종사자들의 비협조적인 태도가 애로사항으로 조사됐다.
여성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공공기관 성희롱 방지조치의 실효성을 높이고, 사건 발생 시 피해자 관점에서 전문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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