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전해원 기자]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자생생물 조사․발굴 연구’ 사업을 통해 아열대 침입 외래종인 등검은말벌(Vespa velutina nigrithorax)이 최근 우리나라에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피해가 우려된다고 27일 밝혔다.
<등검은말벌>
등검은말벌은 이름처럼 가운데 가슴 등판에 아무런 무늬가 없이 검은색으로만 돼 있다. 주로 중국 남부, 베트남, 인도 등과 같은 아열대 지역에서 서식한다. 성충은 나무 수액이나 꽃의 꿀 등을 주로 먹고 유충은 성충이 사냥한 꿀벌류와 같은 곤충 등을 먹고 자란다.
우리나라에는 2003년 부산 영도 지역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이후 2012년 서쪽으로는 지리산, 북쪽으로는 강원도 삼척까지 계속 확산되고 있다. 등검은말벌은 월동을 마친 여왕벌이 4월 초에 출현해 지속적으로 세력을 키워나가며 7~9월 수백, 수천마리의 큰 집단으로 커진다.
등검은말벌은 최근 전국 도심지역에서 급증하고 있고 기존의 그 어떤 국내 말벌류 보다 도시 환경에 잘 적응하는 종으로 그 피해가 우려되는 실정이다. 기존의 도시지역에서 많이 나타나는 말벌류인 왕바다리(Polistes rothneyi koreanus)가 일반 말벌류에 비해 개체수가 적고 공격성과 독성이 비교적 약했다면, 등검은말벌은 독성이 훨씬 강하다.
또한 숲속의 높은 나뭇가지나 바위 밑, 도심지역의 건물 처마, 가로수, 화단 등 매우 다양한 장소에 벌집을 짓고 살아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토종꿀벌과 양봉꿀벌의 집 앞에서 돌아오는 꿀벌을 공격해 사냥하는 전문 꿀벌포식자로 국내 양봉가에 경제적인 피해가 우려된다.
생물자원관 측은 등검은말벌은 2003년 부산에서 처음 발견됐을 당시 우연히 유입된 것으로 추정돼 국내의 기후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현재 등검은말벌은 산림지역뿐만 아니라 도심지역에서도 급격히 퍼지고 있어 이들의 유입과 확산의 원인이 기후변화에 의한 결과일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아열대 외래종인 등검은말벌의 빠른 확산 원인이 기후변화에 의한 것일 가능성도 있어 이에 대한 연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외래 침입종인 등검은말벌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이들의 생물학적 특징, 유전학적 특징과 확산 예측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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