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홍선화 기자 ] 한때 잘나가던 항구였지만 1980년대 이후 사람들이 떠나고 불빛도 하나둘 꺼지고 옛 시절 이야기와 희망 없는 미래만 남았던 묵호항이다.
그런데 이곳에 지난 2010년 논골담길이 만들어지면서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이 모여 들기 시작했다.
논골1길과 3길, 등대오름길로 구성된 논골담길은 여기저기 벽화가 있지만 이곳이 벽화 마을은 아니다. 벽화는 묵호항에 기대어 살던 사람들 이야기를 마을 사람들이 재현해 그렸다는 데 의의가 있다.
묵호등대마을의 역사는 묵호항이 열린 194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험한 뱃일이나 모진 허드렛일을 마다치 않은 사람들이 모여 묵호항이 가까운 언덕배기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삼척과 태백의 석탄, 동해에서 생산된 시멘트를 실어 나르면서 묵호항은 전성기를 맞이했다.
또 언덕의 가장 높은 곳에는 오징어와 명태를 말리는 덕장이 있었다. 지금은 시멘트 길이 된 덕장을 오르는 길은 “마누라겞꼿?없이는 살아도 장화 없이는 못 산다”고 했을 정도로 당시에는 논처럼 질퍽거리는 흙길이어서 논골이란 이름도 거기에서 유래됐다.
논골담길 정상에는 등대가 널찍한 공간과 함께 있다. 묵호등대와 묵호등대해양문화공간이다. 21.9m의 묵호등대는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 時碑 너머로 1963년 처음 불을 밝혔다. 묵호등대의 나선형 계단을 오르면 사방이 탁 트인 일망무제의 바다, 청옥산과 두타산의 백두대간 능선이 거침없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묵호등대는 영화·드라마 촬영 장소로도 유명하다. 1968년 신영균·문희가 주연한 〈미워도 다시 한번〉그리고 최근에는 이승기·한효주 주연의 〈찬란한 유산〉에서 촬영했다. 묵호등대에서 길을 따라 내려가면 드라마에 나온 출렁다리를 만난다. 출렁다리에서 해안도로로 내려가거나 다리를 건너 직진하면 서울 남대문의 정동쪽으로 알려진 까막바위에 이른다.
또 동해시의 가장 남쪽에 자리 잡은 해변인 추암은 장엄한 일출 광경이 애국가의 첫 장면을 장식하면서 일출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이곳의 추암 촛대바위는 예부터 유명했다. 1788년 단원 김홍도가 그린 화첩 《금강사군첩》에도 등장한다. 김홍도는 이곳 전망대에 올라 촛대바위와 주변 기암절벽을 상세히 묘사했다.
동해는 백두대간의 두타산(1353m)과 청옥산(1404m)을 품고 수많은 골짜기에서 물이 흘러내려 계곡을 이루는데 그 경관이 신선이 산다는 무릉도원과 같다고 해서 무릉계곡이라 부른다. 이런 무릉계곡의 대표적인 명소 쌍폭포와 용추폭포다. 특히 용추폭포와 함께어우러져 즐기며 걷는 삼화사와 학소대의 약 3km 거리인 트레킹 코스는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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