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김세미 기자] 우리 말과 글인 한국어와 한글은 얼마나 사랑받고 있을까?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의 만 15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언어생활에 대한 전화면접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 국민의 98.2%가 ‘한글, 한국어를 사랑하고 자긍심을 느낀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세대별로 언어를 사용하는 실태에는 차이가 있었다.
응답자의 85.1%는 맞춤법이나 어법을 잘 알고 있고 잘 모르는 말이 나오면 62.7%가 국어사전을 찾는 등 올바른 우리말 사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의 언어 사용에 대한 평가에서는 일반 국민 10명 중 7명은 주변 사람들이 올바르게 사용하고 있지 않고 올바른 국어 사용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고 평가하고 있었다.
언어 파괴나 비속어 사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매체를 지목해 달라는 설문에서 청소년은 인터넷을 69.3%, 페이스북 등 누리소통망서비스(SNS)를 21.3%, 방송을 9%, 신문을 0%로 꼽았다. 그러나 60세 이상은 인터넷 42.1%, 방송 43.5%, 누리소통망서비스 8.9%, 신문 5.6% 순으로 꼽아 언어 사용에 영향을 받는 매체에서 세대 차이가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욕설이나 비속어 사용에 대한 인식은 어떠할까? 전체 응답자 중에서 평소에 욕설이나 비속어를 사용한다는 응답은 30.6%였다. 그러나 사용 빈도를 보면, 청소년의 4%만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60세 이상은 51.9%가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해 무려 13배의 차이를 보였다.
청소년들이 일상적으로 욕설이나 비속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비속어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은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고, 비속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또래 간의 친근감의 표현으로 보는 비율이 높아 본인이 비속어를 사용할 경우 청소년의 욕설, 비속어 사용에는 관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욕설 사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어른들은 ‘영화나 방송프로그램의 말투’를 꼽은 반면, 청소년들은 9.3%만이 영화나 방송의 영향을 받는다고 보았다. 오히려 주변 선후배나 친구들의 말투(54.7%), 인터넷에서 쓰는 말투(25.3%), 부모 등 주변 성인의 말투(10.7%)에 더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
욕설이나 비속어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짜증이 나거나 화가 나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42.6%로 가장 높았다. ‘의미를 모르고 습관처럼 욕설과 비속어를 사용’하는 비율이 20~30대는 9%, 40대 2.9%, 50대 이상 5.5%로 낮게 나온 것에 비해 청소년들은 12%로 나타나 청소년들의 일상생활에 욕설이 습관화된 현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체부 관계자는 “말과 글이 우리 문화의 토대이자 문화융성의 주춧돌이라는 점에서 언어 사용에 대한 여러 가지 인식이 문화의 한 축에서 다양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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