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정미라 기자] 사법시험 시작 직전에 문제지 봉인을 뜯고 개봉했다면 이는 응시자 준수사항을 위반한 것으로 그 과목을 ‘0’점 처리 하고 불합격결정을 해도 위법․부당하지 않다’는 행정심판 결정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사법시험 제1차 시험에서 응시자가 시험시작 전에 문제지 봉인라벨을 손상하고 동 문제지를 개봉한 것에 대해 시험실시기관장이 ‘시험 시작 전에 시험문제를 열람하지 아니할 것’이라는 응시자준수사항을 위반한 것으로 보아 해당 과목을 0점 처리하고 나머지 과목은 채점하지 않고 불합격결정 한 처분이 위법·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지난 2월 23일 시행된 제55회 사법시험 제1차 시험에 응시한 A씨는 시험 시작 전에 문제지 봉인라벨을 손상하고 동 문제지를 개봉했다. 시험실시기관인 법무부장관은 이러한 개봉행위에 대해 ‘사법시험법 시행규칙’에 따라 해당 과목을 0점 처리하고 나머지 과목은 채점 없이 불합격결정을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A씨는 부정행위 의도 없이 조급한 마음에 문제지를 들춰본 것만으로 해당 과목 0점 처리는 너무 가혹하고 나머지 과목까지 채점하지 않은 것은 과목성적에 대한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중앙행심위에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하지만 중앙행심위는 응시자가 응시자 준수사항을 인지했음에도 문제지 봉인을 손상했다면 과실 경중에 관계없이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 마땅하므로 해당 처분이 위법․부당하지는 않다고 판단했다. 또한 사법시험 제1차 시험은 최소한 매 과목 4할 이상을 득점해야 합격되는데 봉인을 손상해 0점 처리되면 해당 과목 외에 나머지 과목을 채점할 실익이 없으므로 이를 채점하지 않은 것이 위법·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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