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조윤미 기자] '콘크리트 어항'이라는 오명을 쓴 청계천을 생태하천으로 조성하고 보행자 편의를 개선하는 사업이 올해 시작된다.
청계천 상류의 삼청동천과 백운동천 회복방안도 장기과제로 검토된다.
서울시는 청계천시민위원회(이하 위원회)가 건의한 '청계천 역사성 및 자연생태성 회복안'(청계천회복안)을 바탕으로 이런 내용의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12일 밝혔다.
아울러 위원회는 주변지역 조사·모니터링, 설문조사, 시민열린회의, 대시민 설명회를 거쳐 청계천회복안을 이날 발표했다. 이 위원회는 지난 2012년 3월 발족, 활동해왔다.
청계고가를 뜯어내고 복원한 청계천은 도심 속 물길로 시민과 관광객의 사랑을 받았지만 직선형 수로에 전기로 한강물을 끌어다 흘려보내는 복원·운영방식 탓에 '콘크리트 어항'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아울러 수표교 원형·원위치 복원 계획이 무산되고 본래와 다른 구조물이 설치되는 등 역사성도 결여됐다는 비판도 있었다.
이에따라 위원회는 회복안에서 청계천이 스스로 생태하천으로 안정되도록 물길을 가능한 곡선화하고 보를 철거해 자연스러운 하천을 조성하라고 건의했다. 수심 유지를 위해 설치한 '여울보' 29곳도 지그재그 형태로 바꿔 물흐름 정체로 생기는 수질악화 현상을 개선하라고 주문했다.
서울시는 이미 청계천 끝에 설치된 보 2개를 철거하는 작업을 해왔으며 이 가운데 한양여대 앞 보는 5월까지, 살곶이공원 앞 보는 내년말까지 철거된다.
위원회는 청계천 보도 폭을 넓히고 횡단보도를 개선하는 등 보행자 중심 거리를 조성하라고 권고했다.
또 청계천 상류 지천인 백운동천과 삼청동천의 물길을 복원, 활용해 매년 한강물을 끌어오는 데 쓰이는 18억원을 절감하라고 조언했다. 현재 백운동천과 삼청동천은 도로로 덮여 있다.
위원회는 한강원수를 청계천 상류 지천 계곡수로 대체하면 취수·송수펌프 전력비와 정수비용 등 연간 약 5억9천만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물길 복원과 유지·관리에 드는 비용은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
위원회는 세종 때 지어진 돌다리인 수표교를 제 위치로 옮겨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수표교는 1958년 청개천 복개 때 장충단공원으로 옮겨진 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와함께 하천 관련 업무에 종사한 이력이 있는 시민을 '청계천지킴이'로 선발하는 등 시민참여형 거버넌스(의사결정구조)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서울시는 위원회의 청계천회복안 가운데 단기간에 실현 가능한 자연생태하천 조성, 보행친화거리 조성, 시민 참여형 청계천관리 등은 바로 시행하기로 했다.
시는 다음 달부터 사업 타당성 조사와 기본설계를 발주한다.
그러나 백운동천·삼청동천 등의 물길 회복은 기술적·경제적 타당성을 신중하게 검토한 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조명래 청계천위원회 위원장은 "장기적인 호흡으로 하나하나 제대로 복원해 청계천이 세계적인 도심 속 생태·역사관광지로 탈바꿈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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