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강영란 기자] 부산대가 국제 연구팀과 공동으로 항암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치료 효율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교육부의 BK21 플러스 사업을 수행 중인 부산대 고분자공학과의 동남권 화학신기술 창의인재 양성 사업단(단장 김일 교수)은 스위스 로잔 연방공과대학교 필립 르노(Philippe Renaud) 교수, 미국 조지아공대 칼 제이콥(Karl I. Jacob) 교수 등과 공동 연구로 폴리에틸렌기초 약물전달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기술은 물에 잘 녹지 않는 항암제를 암세포에 효율적으로 전달해 항암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치료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와일리에서 출판하는 재료분야 최고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인터넷판(3월)에 소개됐다.
김 교수팀은 일상생활에서 각종 용기, 포장용 필름, 섬유, 파이프, 패킹, 도료 등에 흔히 사용되는 폴리에틸렌의 구조를 응용한 신기술을 개발했다.
폴리에틸렌은 독성이 없어 의학용 재료로 적합하지만 물에 녹는 성질이 부족해 의료용으로는 각광받지 못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폴리에틸렌은 간단한 조작에 의해 손쉽게 100나노미터(nm, 10억분의 1m) 이하의 캡슐을 형성시켜 물에 잘 녹는 성질로 변화시킨다.
물에 녹지 않는 성질의 항암제를 이 캡술에 넣어 두경부암, 자궁암, 폐암, 유방암, 직장암 등 다양한 암조직에 주사하면 항암제의 부작용은 최소화되면서 치료 효과는 높아진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현재 개발된 항암제가 대부분 물에 잘 녹지 않아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계면활성제를 사용하는데 이 경우 인체에 흡수되지 않거나 혈관에 혈전이 생기는 등 부작용이 생기는 문제점이 있다"며 "물에 잘 녹는 캡슐에 항암제를 넣어 항암치료에 사용하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사멸시키기 때문에 심장질환과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복잡한 구조의 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폴리에틸렌을 주재료로 나노약물을 제조했다는 점에서 경제적 가치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국제공동연구로 특정 암을 진단하고 해당 암을 치료하는 추적기능을 갖춘 물질 개발도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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