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정미라 기자] 지난해 한류 공연을 관람한 외국인 관객의 발길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영정 연구위원은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리는 '공연 관광 활성화 정책 토론회'를 앞두고 미리 배포한 '한국 공연관광 현황과 발전 방안'이란 주제 발표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연구위원에 따르면 '난타', '점프', '미소' 등 이른바 한류 공연인 넌버벌 퍼포먼스(비언어 공연)를 관람한 외국인 관객이 지난해 141만8천여 명에 그쳐 전년보다 12.5% 줄었다.
반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은 1천217만 명으로 전년보다 9.3% 증가했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고속 성장하던 외국인 관객의 발길이 꺾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국인 관객은 2009년 75만7천여 명에서 2010년 107만8천여 명으로 뛰어올라 100만 명 시대를 맞은 뒤 2011년 19.6%, 2012년 25.8% 증가율을 보이며 급성장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이들 공연의 단골이던 일본인 관광객의 방한이 급감하고, 해외에서 한류 열풍도 주춤하면서 공연계도 '유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전체 관객 가운데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12.2%, 2011년 13.2%, 2012년 14.6%로 매년 증가하다 지난해 11.6%에 그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박 연구위원은 "한류 공연은 외국인 관광객 1천만 명 시대를 여는 데 기여한 고부가 관광상품"이라며 "공연관광 전반에 대한 재점검을 통해 질적 성장을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공연을 관광 사업의 한 종류로 구분해 법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관광진흥법 관련 조항을 개정해 공연 관광의 법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점프' 제작사인 '예감'의 김경훈 대표도 "관광시장 활성화를 위한 법 개정을 통해 한류 공연의 포지셔닝을 명확히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 웨스트엔드, 미국 브로드웨이처럼 한국이 아시아의 '공연 허브'가 되기 위해선 정부 기관의 모태 펀드 조성으로 사전 제작비 지원, 상설 공연장 확충, 공연관광업 지정, 부가세 면제 등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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