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이혜자 기자] 제주도는 현무암 지형으로 돌이 많고 물이 적어 문명이 발달하기 전에는 자주 씻거나 옷을 빨아 입기 어려운 여건이였다.
땀을 많이 흘리거나 물에 젖어도 옷이 몸에 달라붙거나 땀 냄새가 나지 않고 자주 빨지 않아도 세균번식을 막아주는 옷이 필요했다.그래서 제주 주민들은 집집마다 감나무를 하나, 둘씩 심어 환경에 적합한 기능성 옷을 만들어 입게 되었다.
이렇게 주민의 노동복·일상복으로 주로 사용되었던 갈옷은 탈취·향균·방수효과는 물론이고 바람막이·자외선 차단 효과까지 갖추고 있어 현대기술로 만들어진 최신의 아웃도어에도 뒤지지 않는 기능이 있다. 게다가 반복되는 물세탁에도 색이 옅어지거나 기능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처럼 전통방식 그대로의 천연염색을 계승, 발전시키며 제주 갈옷을 'made in Jeju' 상품으로 만들어 국내와 세계시장에 도전하는 (주)몽생이(대표 양순자)가 주목을 받고 있다.
양순자 대표는“제주 토종풋감을 으깬 염색물이 갈옷의 색을 만드는게 아니라 천연염색천을 7~8회 햇볕에 거듭 말리는 과정에서 바람과 햇빛이 색을 익히고 무늬를 만든다. 그래서 색과 무늬가 동일하거나 일정하게 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리고“감물 염색은 자연의 완성품이기 때문에 색과 무늬가 일정하지 않음에 오히려 가치를 두어야 한다”고 했다.
양 대표는 과학의 힘과 타협하지 않고 오리지널 제주 갈옷을 만들기 위해 1996년 몽생이를 설립한 뒤 감나무 과수원 매입을 시작으로 제품 생산공장, 판매장 등 모든 공정을 직접 관리, 운영하고 있다.
이런 양 대표의 소신은 2005년 한국공예협동조합으로부터 최우수공예품 제작 및 선도기업 상징인‘파스빌’마크와 2006년‘대한민국 명인인증서’획득으로그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송이석감즙염료'특허기술을 개발해 전자파 차단, 원적외선 방출 기능까지 추가된 의류는 물론 에코인형, 침구류, 벽지 같은 힐링제품도 생산하고 있다. 몽생이가 생산하는‘제주 송이석감즙 양말’은 땀·무좀으로 고민하거나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기능성 건강양말이다.
1979년 뉴욕으로 건너가 학생으로, 또 경영인으로 외국 패션을 배우고 익혔던 양대표는 기존 갈옷의 노동복, 일상복 패션코드를 실크A라인 원피스, 리버시블 모자, 남성정장 같은 현대화된 패션코드로 발전시켜 세계시장의 주목을 끌었다.
또한 몽생이는 2006년부터 제주도 교육청으로부터‘전통문화인성교육센터’로 지정돼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전통갈옷 체험학습을 시키고 있다.또, 지난 5월에는 제28차 BPW(business and professional women)세계대회 참가자들이 이곳에서 갈옷 염색과정을 체험·견학으로 배우고 돌아갔다.
양 대표는 "현재 운영 중인 내·외국인 대상의 체험교실을 활성·조직화 시켜 천연염색 전 과정을 배우고 익힐 수 있는 마을단위의 사회적기업인‘움직이는 박물관','살아있는 박물관'으로 만들어 입소문 통해 갈옷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고향 제주의 미래 관광자원으로 성장시키는데 기여하겠다" 고 말했다.
한편,(주)몽생이 양순자 대표는 전통 천연염색 기능성 의류 개발·보급 및 제주 갈옷의 명품화·세계화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14 대한민국 능률혁신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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