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조수현기자] 요즘 극장가에 여섯 살 소년 ‘메이슨 주니어’(엘라 콜트레인 분)가 18살 청년이 되는 과정을 12년 동안 촬영한 리차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보이후드>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12년 동안 한 소년의 자라는 모습을 담아낸 영화는 극적인 내용 없어도 소년의 성장을 함께 지켜보며 느끼는 친근함과 동질감만으로도 큰 관심을 갖게 한다.
어느덧 아장아장 걷던 인사성 밝은 동네 꼬마가 훌쩍 자라 초등학생이 되고 어느 날 다자란 청년이 된 모습을 보는 건 영화가 아니라도 그 자체만으로도 무척 드라마틱한 일이다.
‘보이후드’의 ‘메인슨 주니어’처럼 마냥 어리기만 했던 가요계 샛별 맹유나가 어느덧 대중의 마음을 헤아리는 재즈 뮤지션으로 성장해 돌아왔다.
2006년 열일곱 윤석호 감독의 드라마 '봄의 왈츠'에 수록된 <플라워(Flower)>로 데뷔하며 소녀 감성에 탄탄한 가창력으로 가요계 샛별로 떠올랐다. 드라마 인기와 더불어 일본에서도 큰 사랑을 받으며 활동을 했고 '메모리'라는 예명으로 <파라다이스(Paradise)>, <러브(Luv)> 등 자신이 만든 곡을 선보이며 싱어송라이터 신예 루키로 주목 받기 시작했다.
2009년 <파라다이스>는 MBC 예능프로그램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 주제곡으로 사용되며 인기바람을 타 싸이월드 이달의 신인으로 선정되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2010년 <바닐라 봉봉> 2011년 <체리 파이> 등 감미로운 목소리가 돋보이는 몽환적인 모던록으로 자신의 색깔을 진하게 풍기며 실력을 인정받는 싱어송라이터로 자리매김 했다.
2012년에는 <묻지마>를 통해 확실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여성스럽고 진한 감성이 느껴지는 음악으로 한 단계 성숙한 가수로서 팬들과 만났다.
2013년 팝아트 뮤직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음악을 발표하며 센티멘털 록발라드 <눈사람>으로 또 다른 음악을 들려줬다. 이와 더불어 주얼리 모델로 나서는 등 다양한 예술 활동을 통해 ‘종합예술인’으로서 힘찬 출발을 알렸다.
2014년 10월 맹유나가 재즈 뮤지션으로 변신해 정규 1집 이후 약 5년 만에 정규 2집 앨범을 발표했다. 정규 2집 <콤마(COMMA)>는 ‘당신에게 드리는 쉼’을 주제로 음악을 듣는 모든 이들에게 ‘쉼’이 되는 음악을 전하고 싶다는 의미를 담았다.
지난해부터 재즈피아노를 배우며 재즈뮤지션 윤석철를 만났고 재즈에 깊이 빠져들었다. 들을수록 매력인 재즈를 대중들도 편하게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새 앨범에 담았고 첫 번째 활동곡으로 <렛츠 댄스(Let`s Dance)>를 선보였다.
<렛츠 댄스>는 맹유나와 윤석철의 합작품. 연인과 이별한 아픔을 당당히 극복하는 여자의 모습을 표현했다. 말 그대로 이지리스닝 재즈로 처음 들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음악에 맞춰 리듬을 타게 만드는 대중적인 음악이다.
끊임없는 도전으로 새로운 음악을 발표할 때마다 한 뼘씩 자란 모습을 보여주는 맹유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순수한 마음, 어린 소녀 같은 외모에 불꽃같은 예술혼을 불태우는 맹유나는 몇 번 인터뷰를 하며 만난 기자를 ‘삼촌팬’으로 만들어 버렸다, 삼촌의 마음으로 음악에 관심을 갖게 하고 활동에 박수를 보내게 만든 맹유나의 솔직담백한 매력에 함께 빠져보자
■ 지난해 11월 이후 1년 만에 앨범 발표를 하게 됐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음악 작업은 늘 항상 꾸준히 하고 있었고 쉬는 동안에는 좀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는 영감의 시간들을 가지려고 했다. 재즈피아노도 배우게 됐는데 이것이 이번 앨범의 많은 영향을 주었다.
■ 데뷔 초 소녀 취향의 음악에서 최근 재즈까지 음악적 변화를 시도하는 이유는
-딱히 이유라고 할 것까지는 없는데, 워낙 음악에 대한 욕심이 많고 좋아하는 음악도 다양하다 보니 때마다 음악으로 표현되는 느낌들이 한정적이지 않다. 그리고 흘러가는 세월에 비례하듯 나 자신이 성숙해가는 과정이 다양한 음악적 변화에 그대로 묻어져가고 있는 듯하다.
■ 정규앨범을 발표하며 재즈를 택한 배경
-원래 재즈를 정말 좋아했다. 하지만 재즈를 내가 하기에는 부족함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고 막연히 동경의 장르라고만 생각했는데, 재즈피아노를 배우면서 재즈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이번 앨범에 내가 느낀 재즈의 매력을 곡에 녹여내고 싶었다. 이 조심스런 시도는 재즈피아노 스승임과 동시에 타이틀곡의 편곡을 맡아준 윤석철씨의 도움이 가장 컸다.
어떻게 보면 나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고 오랜 세월 재즈를 해 오신 뮤지션 분들에게는 실례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내 음악세계에 있어서 재즈는 점점 더 깊어져 갈 것이다. 지금은 많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재즈 뮤지션으로써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예쁘게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 재즈는 어떤 음악이라고 생각하는가
-사실 재즈라는 음악장르를 학문적으로 정의하기에는 쉽지 않은데, 내가 생각하는 재즈는 자유롭지만 그 안에서 하모니가 존재하는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내게는 자신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있는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순간적이면서도 즉흥적인 부분이 재즈라는 음악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 대중에게 어떤 재즈를 들려주고 싶은가
-타이틀곡 <Let’s Dance>와 이번에 새롭게 편곡한 <Paradise>를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정통 재즈곡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그렇지만 곡 작업을 하면서 재즈와 가요가 묘하게 융합된 느낌을 주고 싶었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가 Norah Jones인데, 나도 Norah Jones처럼 듣기에 편하면서도 어렵지 않은 재즈 음악을 하고 싶다.
■ ‘메모리’ ‘키키유나’ 등 다양한 예명을 사용했었는데
-데뷔 줄곧 이래 나는 본명으로 활동하기 원했는데, 당시 여러 가지 이유로 내 바람과는 달리 그렇게 돼버렸다. 그 부분은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지금 현재 본명인 '맹유나'로 음악 활동을 하면서 충분히 그 여백을 메워 나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 다양한 예술 활동을 하고 있다. 추구하는 목표는
-음악 외에도 나를 표현해낼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하고 싶다. 이번 앨범에서도 음악 외에 스타일링, 콘셉트 디자인 등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부분에 참여했고, 이 과정에서 오는 쾌감을 나는 무척이나 좋아한다.
앞으로도 음악만이 아니라 다양한 예술 장르를 아우를 수 있는 종합예술인이 되고 싶다.
■ 장기하와 관련된 에피소드는
-얼마 전 장기하씨가 새로운 앨범에 관해 인터뷰한 것을 읽었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전엔 거의 없었던 솔,라까지 올라가는 노래가 많다”고 말하신 인터뷰를 읽고 순간 ‘그래, 나도 내가 잘할 수 있는 음역대를 더 살려서 노래하자’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고음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은 있다. (하하) 그런데 장기하씨의 솔직하고도 명쾌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한 인터뷰를 읽고 나도 음역대에 구애받지 않고 나만의 음악 스타일을 펼치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다. 평소에 장기하씨 팬이기도 하고 장기하씨의 음악을 듣고 영감을 받은 적도 많아서 그런지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다. 인터뷰를 읽고 나중에 장기하씨를 만나게 된다면 “다음 앨범에는 함께 시까지 도전해보자”고 말해보고 싶다.(하하하)
■ 활동계획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같이 연주하는 팀을 구성하게 됐다. 이전보다 다양한 공연과 방송활동으로 찾아뵐 수 있을 것 같다.
■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이번 앨범을 기다려주신 분들에게 먼저 감사드린다. 앨범 테마인 'COMMA'의 의미처럼 많은 분들에게 제 음악을 통해 휴식과 쉼이 되어드리고 싶다. 연주하는 분들과 공연준비도 열심히 하고 있으니 다양한 저의 활동 기대해주시기를! 이번 앨범에 처음으로 재즈라는 장르를 시도하면서 정말 많은 생각과 결심을 할 수 있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한 애송이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많은 분들에게 재즈를 통해 보다 더 나만의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할 테니 지켜봐달라. 그리고 이 앨범이 많은 분들에게 휴식과 쉼을 주는 앨범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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