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홍선화 기자] 아까시나무는 우리나라 양봉산업의 꿀 생산을 위해 매우 중요한 나무다. 작년에도 이 나무의 남부와 북부지역 간의 개화시기 차이가 줄어들어 벌꿀 생산량 감소로 이어져 양봉업계에 비상이 걸린 바 있다.
아까시나무의 개화는 봄철 기온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평년 기온 기준으로 남부지역과 북부지역은 약 한 달가량 개화시기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우리나라 아까시나무의 전국 개화조사 결과, 올해 초 겨울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개화시기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4월말 개화 전 기온이 평년 보다 낮아 지난해 비해 1주일 정도 늦어졌다.
국립산림과학원 측은 “지금까지 개화가 가장 빨랐던 2008년 남부지역과 북부지역 간 개화시기의 차이는 15일 정도인 것에 비해 올해는 4∼9일 정도로 줄었다. 이는 2008년 기준 작년의 절반수준으로 감소한 것보다 다소 더 줄어든 셈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벌꿀 생산에 차질이 생겨 양봉업계에 비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또한 남부지역과 북부지역의 개화시기 차이는 줄어든 반면 해안지역과 내륙지역의 개화시기의 차이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해안지역의 개화시기 차이는 동해안지역(강릉) 11일, 남해안지역(부산) 12일, 서해안지역(부안)이 13일로 나타나 내륙지역보다 개화 시기 차이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전통적으로 이동양봉은 5월 한 달 동안 남에서 북으로 3∼4번 이동하며 벌꿀을 채취하지만, 남부지역과 북부지역 간 개화시기 차이가 절반수준으로 감소하면서 1∼2회 정도의 이동만으로 벌꿀을 채취할 수밖에 없다.
또한 벌꿀을 채취하기 위해 보통 7일 내외의 머무는 기간을 고려했을 때 지역별 개화시기의 감소는 채밀기간 감소로 이어져 벌꿀 생산량의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기후변화로 봄철 이상기온의 영향으로 이해되고 있고 양봉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이재천 과장은 “최근 몇 년간 기후변화로 인한 봄철 기온변화에 따라 개화시기 변화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식물의 계절학적 주기를 이용한 기후변화 지표종(판단기준 또는 표준이 되는 나무) 을 선발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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