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허은숙 기자] 최근 들어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만남, 문화예술과 콘텐츠 산업의 융복합에 대한 논의들이 이제 담론의 영역을 넘어 제도화 단계로 접어드는 추세다. 특히 2011년 제정된 ‘산업융합촉진법’은 각 영역 간 융합을 촉진하기 위한 것으로 문화예술과 산업 간 융합을 법적인 차원에서 뒷받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문화예술 분야의 선두 기관인 세종대학교가 그간 쌓아온 노하우와 예술교육 역사를 바탕으로 ‘융합예술대학원(원장 김태훈(배우/교수))’을 설립해 융합예술의 미래를 개척할 창의적인 핵심 인재를 양성하며 주목 받고 있다. 지난 2013년 기존의 문화예술콘텐츠대학원과 공연예술대학원을 통합한 ‘융합예술대학원’은 음악학과, 실용음악학과, 무용학과, 문화예술경영학과,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공연예술학과, 패션산업디자인학과 등 총 7개 학과가 개설됐다.
이곳의 초대 원장인 김태훈 교수는 “예술의 기초이자 문화의 근간인 순수예술이 풀뿌리처럼 기반을 다져야 대중문화도 더 융성해지고 다양한 문화 컨텐츠가 생성된다”며 “이것은 국가 이미지 제고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기존의 경직된 교육에서 탈피, 순수예술과 기획, 마케팅 등 경영적인 측면을 결합하고 현장의 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고 밝혔다.
이에 ‘강의실은 현장처럼, 현장은 강의실처럼’의 교육 방침을 실현하기 위해 배우로서, 기초순수예술의 뿌리를 전파하는 융합예술운동가로서 다양한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 교수는 “전공이 연극학 중 배우교육학이다. 배우를 교육한다는 것은 연기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심리학, 인문학, 철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배우는 그 시대의 몸짓을 투영하는 사람이고 아픔을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단순히 연기, 노래를 잘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사회가 담고 있는 사회학적 창문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낮에 연기를 가르치고 저녁에 공연을 하면 수업을 받은 학생들이 보러 온다. 그때마다 나는 제대로 하고 있나 곱씹어 보게 된다”며 “평가받는 것이 두려운 부분도 있지만 기득권을 내려놓고 자신의 학문을 학생과의 눈높이에 맞춰 같이 이야기 하는 것이 진정한 산교육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런 김태훈 교수는 유학 1세대 배우로서 러시아에서 7년간 연극을 공부하며 모스크바 국립공연예술아카데미에서 연극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4월부터 한 달간 동국대 이해랑 예술극장에서 공연한 ‘나생문’에서는 남성적인 산적 역할을 맡아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며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연극계에서 클래식이라 불리는 에쿠우스, 고곤의 선물 등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해온 김 교수는 지난해 제 15회 김동훈연극상, 올 초 제 34회 영희연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는 7월 4일에는 재일교포 작가 정의신의 작품 '가을 반딧불이'를, 9월부터는 지난 해 공연했던 ‘에쿠우스’의 앵콜 공연을 앞두고 있다.
김 교수는 “어렸을 적 주말의 명화를 보고 자라온 세대로 헐리우드 영화와 그들의 연기에 영향을 받았다. 이제는 우리의 문화 컨텐츠를 강화하고 우리의 한류문화를 교육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향후 ‘김태훈의 액팅 메소드’ 센터를 구축해 언어에 구애받지 않고 표현하는 훈련법과 연기트레이닝시스템 개발로 해외 배우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공부하는 터전을 만들겠다”고 했다.
한편 김 교수는 8년 전 아내와 사별하고 실의에 빠져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었던 순간 힘을 준 실험극장 이한승 대표와 세종대학교 신 구 총장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극단적인 생각도 했던 당시에 ‘당신의 작품을 보러가는 수많은 팬들을 잊으면 안된다. 우리 문화예술계 보석같은 존재로서 제 역할을 하라’며 질책과 격려를 해준 분들이다”며 “그 때의 마음을 잊지 않고 ‘머물고 고이면 썩는다’를 되새기며 끊임없이 시도하고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세종대학교 융합예술대학원 김태훈 원장(배우/교수)은 장르 간 융합을 통한 문화 교육 컨텐츠 구축으로 창의적인 공연 예술인 양성 및 문화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2015 올해의 신한국인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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