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무인이동체 기술과 관련, "제대로 된 전략을 마련해서 국가적 역량을 집중한다면 선도업체를 따라잡을 수 있는 만큼 국가적 차원의 통합적 산업발전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무인이동체 및 엔지니어링산업 발전전략 보고회' 및 '제22차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 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이고, 또 세계 7위의 무인기 기술력을 보유한 나라다.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의 ICT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무인 이동체 기술에 필요한 기반은 어느 나라 못지않다"며 "제대로 된 전략을 마련해서 국가적 역량을 집중한다면 얼마든지 선도 업체들을 따라잡을 수 있는 만큼 국가적 차원의 통합적 산업발전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지금은 기술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게 속도"라며 "좋은 기술개발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더라도 (시장선점을 위한) 속도를 늦춰서는 안 된다. (정부는) 민간이 무엇을 필요로 하고 아쉬운지, 국제경쟁에 있어 어떤 점이 부족한가를 끊임없이 듣고 반영해서 필요한 제도와 인프라를 적극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첨단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처음에는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공공구매를 하는 정부쪽에서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며 "이 기술은 싹수가 있다, 키워줘야겠다하는 관점에서 공공구매를 해줌으로써 실력 있는 기업들이 클 수 있게 하는 것도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무인이동체의 경우, 앞으로 10년 내 세계시장의 10% 점유를 목표로 한 '무인이동체 발전 5개년 실행계획(2016~20년)'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키로 했다.
정부는 '무인이동체 발전 5개년 실행계획'을 통해 오는 2025년도까지 세계 시장 점유율 10%, 650개 관련 기업 육성, 매출 15조원을 이뤄 '글로벌 무인이동체 산업강국'을 실현한다는 목표다.
엔지니어링 산업에 대해선,"지속적인 성장동력을 제공하는 산업의 뿌리”라며 “전후방 산업 연쇄효과와 고용창출 효과가 매우 크다. 또 건설, 토목, 조선과 같은 주력산업에 디자인이라든가 소프트웨어 등을 결합해서 고부가가치화하고, 기존 산업에 새로운 경쟁원천을 창출해 간다는 측면에서 창조경제 실현에 중요한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여전히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이 시장의 80% 이상을 독차지하고 있어서 우리는 2014년 기준으로 세계시장의 1.4% 정도를 점유하고 있을 뿐"이라며 "우리 기업들이 수익성이 낮은 레드오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하루속히 엔지니어링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한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도 있듯이 지금이라도 엔지니어링 산업을 창의적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면 이런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1970년대 중동 붐이 우리 부모님 세대의 피땀 어린 노력의 결과였다면 이제 기획, 설계부터 시공까지 일괄 수주하는 글로벌 엔지니어링으로 최고의 부가가치를 얻어내는 제2의 중동 붐을 일으켜야 하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박 대통령에게 '무인이동체 산업 기술 개발 및 산업 성장 전략' 보고를 통해 ▲전략제품의 시장경쟁력 강화 ▲미래 선도 기술력 확보 ▲성장 지원 제도와 인프라 구축 등 3대 과제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 소형 드론 기업 경쟁력 확보 ▲자율주행 자동차와 관련한 10대 핵심부품의 개발 지원▲스마트 무인 농기계와 수중건설용 무인체의 독자 기술력 확보 ▲공통 요소 부품과 SW플랫폼, 안전운용 인프라 기술, 역기능 예방 기술 개발 ▲미래 수요 기반 신개념 이동체 발굴 및 원천 요소 기술 개발 ▲자율 주행차 제도 정비와 무인 민수 활용 제도적 기반 확충 ▲자율 주행 테스트베드 구축과 무인기 비행시험 인프라 확충 ▲자율 주행차 안전 운용, 무인기 제어 등을 위한 주파수 분배 ▲범정부 무인이동체 발전 협의회 신설 등 9대 과제도 담겨 있다.
이날 회의에는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과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등 관계부처 장관을 비롯, 산학연 유관기관 등 각계 인사 150여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회의에 앞서 항공우주연구원이 세계 두번째로 개발한 수직이착륙 '틸트로터(TR100) 무인기인와 현대자동차가 만든 자율중행자동차, 중소·중견기업이 개발한 무인항공기 등의 시연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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