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솟대는 하늘과 소통하고 싶은 인간의 소망과 마을의 안녕을 위한 염원의 표상이며, 기러기나 오리 등의 새를 높은 장대 위에 형상화시킨 조형물을 말한다. 그 유래가 고조선시대와 삼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만큼 우리의 값진 전통문화유산이기도 하다.
이런 솟대 제작에만 20년여 동안 매달리며 ‘18회 대한민국 대한명인’에 이름을 올린 이가 바로 송산원 조병묵 명인이다.
조 명인은 1996년 공주박물관의 솟대를 보며 ‘자식의 입신양명을 위해 매일같이 정화수를 떠놓고 빌던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렸다. 이후 본격적인 솟대제작을 시작한 그는 전국의 솟대명인을 찾아 배움을 자청하며 실력을 키우고, 20년간 새벽 4시부터 밤 12시까지 작업에 몰두해왔다.
그 뜨거운 작업 열의는 고희가 지난 현재도 여전하며, 2008년부터는 전업공예인들도 꺼려한다는 옻칠을 가미한 솟대작품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나의 솟대를 만들기 위해 20여 차례 사포질과 옻칠을 반복해야 하는 고단한 작업의 연속이지만, 조 명인은 더욱 아름다운 작품을 만난다고 생각하면 힘든 것도 잊는다고 한다.
그는 “옻칠은 좀 먹거나 변하지 않고, 세월이 흐를수록 속살이 아름답게 피어남이 특징”이라며 “옻칠로 솟대를 만드는데 고생도 되지만, 옻칠과 솟대는 찰떡궁합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렇게 작업한 조 명인의 솟대는 자연을 닮은 색이 은은하게 배어나와 하늘보다 사람을 먼저 감화시키는 작품으로 호평이 자자하다. 그 결과 ‘제14회 전주 전통공예전국대전 특선’, ‘아름다운문화예술인상’ 등을 수상한 그는 ‘충북도 명장 9호(솟대 1호)’에 이어 ‘대한민국 대한명인’ 등극의 영예를 안았다.
이처럼 솟대공예가로서 명성을 떨치기 전까지 조 명인은 27년간 중등사회교사를 지냈으며, 교단 퇴임 후에는 우체국장을 역임했다. 특히 ‘사람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란 교육관을 갖고 제자들과 자녀교육에 힘썼던 그는 슬하의 2남 1녀를 판사와 교수 등으로 성장시켰다.
또한 올바른 인성교육의 중요성 전파와 방향성 제시에 전문성을 발휘하며 ‘아버지가 들려주는 삶 이야기’, ‘성공적인 진로선택’, ‘내 인생을 바꾼 아버지의 한마디’, ‘아이의 인생을 바꾸는 인성교육’이란 4권의 저서도 출간했다.
조 명인은 “인생 여정 가운데 교육자·공직자·예술가·작가의 삶을 살아왔다면, 남은 부분은 ‘진로 인성 컨설턴트’로서 학생들의 밝은 앞날을 열어주는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싶다”며 “솟대 작업에도 더욱 정진함은 물론 수준 높고 현대적인 예술품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노력하며 솟대의 문화적 가치제고에 새 지평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송산원 조병묵 솟대명인은 20년간 솟대 제작을 통한 전통솟대 계승·발전에 헌신하고, 솟대공예 진흥 및 가치제고에 정진하면서 인성교육 중요성 전파와 방향성 제시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15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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