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3일 이날 오전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에 앞서 시진핑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의 환대를 받았다.
이날 노란 재킷 상의를 입은 박 대통령은 오전 9시께(현지시간) 고궁박물관 내에 있는 돤먼 남쪽광장에서 외빈 맞이를 하고 있던 이들 내외와 반갑게 악수를 나눴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과 몇 마디 말을 대화를 나누는 등 전날 한중 정상회담에서 나눈 양국간 돈독한 관계를 재확인했다.
기념 촬영 후 수십명에 달하는 각국 귀빈이 대열을 이뤄 이동하는 가운데 박 대통령은 시 주석의 왼쪽에서 함께 걸어서 좌석이 마련된 천안문광장 망루로 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시 주석의 오른편에서 이동했다. 이날 행사에서 시 주석 왼편에는 중국측인사가, 오른편에는 외국 참석 정상 등이 자리했다.
앞서 노란색 재킷을 입은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36분께(현지시간) 시 주석의 왼편에 서서 성루를 향해 이동했다. 단체 사진촬영을 마치고 성루로 오를때 시 주석을 중심으로 왼편에는 박 대통령이, 오른편에는 푸틴 대통령이 위치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선두에 서서 계단을 올랐으며 그 뒤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다른 인사들이 뒤따랐다. 박 대통령은 이동 중 시 주석을 비롯해 다른 인사들과 간간이 대화를 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중국이 이날 오전 10시(중국 현지시간)부터 거행한 '항일(抗日)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한민국 정상 가운데 최초로 톈안먼 성루에 올라 중국 인민해방군의 군사 퍼레이드(열병식)를 지켜봤다.
박 대통령이 오른 톈안먼 성루는 1954년 10월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마오쩌둥(毛澤東) 국가주석과 함께 중국 건국 5주년 기념 열병식을 참관했던 장소였다.
61년 전 김일성과 마오쩌둥 주석은 한국전쟁 휴전 직후 '항미원조(抗美援朝)'의 혈맹국임을 과시했지만,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10년 인연의 '라오펑여우(老朋友·오랜 친구)로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손을 맞잡은 것이다.
중국의 혈맹으로 불리는 북한의 지도자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톈안먼 성루에 오른 것은 한중관계의 질적 도약 및 변화된 북중관계, 더 나아가 동북아의 역동적인 역학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역사적 장면이라는 평가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날 톈안먼 광장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시 주석의 오른편 두번째 자리에 착석해 중국 인민해방군의 군사 퍼레이드를 지켜봤다. 중국의 전통적 혈맹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다음이었다.
시 주석이 "박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손님 가운데 한분이다. 박 대통령을 잘 모셔라"는 지시를 실무진에 하달하고, 중국 네티즌들이 박 대통령을 '퍄오다제'(박근혜 큰누님ㆍ朴大姐)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것에는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박 대통령에 대한 중국의 인식이 고스란히 녹아있다는 평가다.
청와대에 따르면 중국측은 시 주석 지시에 따라 박 대통령을 전담하는 별도의 영접팁을 구성하는 등 박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예우를 차렸다. 이날 전승절 기념행사 이후 열린 오찬 리셉션 때도 박 대통령만을 위한 전용 대기실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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