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류철현기자] 뮤지션 김동률 콘서트에 운집한 3만여 관객은 공연의 막이 닫혔는데도 쉽게 발길을 떼지 못했다. 명품공연에 대한 화답으로 20분간 기립 박수와 김동률을 연호했다.
김동률은 지난 9일, 10일, 11일 3일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2015 김동률 더 콘서트’(2015 KIMDONGRYUL THE CONCERT)를 개최, 총 3만여 관객들과 만났다.
‘다시 떠나보내다’와 ‘귀향’, ‘고독한 항해’로 공연의 포문을 연 김동률은 이날 ‘사랑한다는 말’, ‘아이처럼’, ‘배려’, ‘그게 나야’, ‘취중진담’, ‘꿈속에서’, ‘여행’, ‘새’, ‘하늘높이’, ‘고별’, ‘리플레이’(Replay), ‘기억의 습작’, ‘그 노래’, ‘동행’ 등 앙코르 곡을 포함해 총 23곡의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사했다.
오프닝 무대의 영상미는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오케스트라의 웅장하고 박진감 넘치는 선율에 따라 대형 LED 전광판의 빛의 움직임은 관객의 눈과 귀를 단번에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이적과 곽진언이 게스트로 등장해 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이적과 호흡을 맞춰 선보인 ‘축배’, ‘거위의 꿈’은 카니발의 무대를 기다려 온 팬들에게 큰 선물이 됐다.
또한 김동률은 곽진언과 'Advie'를 열창해 관객들에게 돈독한 선후배의 정을 느끼게 했다.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와 협연한 '아이처럼'은 새로운 편곡으로 관객에게 또 다른 맛을 선사했다.
게스트로 나선 이적은 “김동률의 공연에는 일어 설 기회가 없다. 모두 잔잔한 곡들이다 보니 남은 공연에도 일어설 일이 없을 것”이라는 재치 넘치는 멘트와 함께 ‘하늘을 달리다’를 선곡해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곧바로 이어진 무대에서 ‘취중진담’을 선보인 김동률은 “‘취중진담’은 정말 무대에서 부르기 힘든 곡이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 ‘하늘을 달리다’ 이후 선보일 곡이 ‘취중진담’ 밖에 없더라. 이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재치 있는 입담을 과시하기도 했다.
‘빛과 소리의 향연’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김동률의 공연인 만큼, 이번에도 관객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70인조 세션의 정교한 하모니는 체조경기장 구석구석을 타고 들어 관객의 귀와 가슴을 관통했다. 김동률의 한층 깊어진 목소리를 따라 유려하게 흐르는 조명과 대형 스크린 속 LED 영상은 무대에 대한 몰입도를 극적으로 높였다.
앵콜곡 '그 노래'는 3만 관객의 탄성과 눈물샘을 자극했다. 노래 도중 반주가 멈춰서면서 김동률은 육성으로 노래를 불렀다. 숨을 죽인 객석 사이로 김동률의 목소리는 체조경기장을 잔잔하게 스며들었고 관객은 탄성을 자아냈다.
김동률은 “올 1월에 마무리된 ‘동행’의 전국 투어는 가장 열악한 공연장에 맞춰 준비한 만큼,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어떤 분들은 빚이 있는 지, 결혼을 하는 지 궁금해 하더라. 그런 건 절대 아니다. 후회하지 않도록 모든 면에 투자를 했다”고 말하며 이번 공연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동률은 최고의 무대로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특히 이번 공연은 ‘동행’ 투어 콘서트의 앙코르 공연 연장선상에서 열리는 공연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공연이었던 만큼, 기존의 곡들과 새롭게 다시 편곡한 곡들의 완벽한 조합은 김동률이라는 뮤지션의 진가를 다시 한번 느끼게 했다. [사진제공 뮤직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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