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5일 "시장상황이 어려워지고 투자심리가 과도히 위축되면 '비상대응계획(contingency plan)'을 과감하게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이날 서울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열고 대내외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제 유가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 엔화 강세와 유럽 경기 둔화 등 세계 증시가 동반 하락세를 시현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인해 지정학적 리스크도 부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임 위원장은 "세계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은 단기간에 해소될 수 있다고 단언하기가 어려운 만큼, 국내 증시도 이에 영향을 받아 일시적으로 출렁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 증시는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낮고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지표도 저평가돼 있어 향후 상승할 잠재력이 어느 시장보다 크다"며 "투자자들은 차분하고 냉정한 투자자세를 가져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임 위원장은 또 "국내 금융권의 자본적정성.자산건전성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국내 은행의 외화유동성도 대외 충격에 대해 충분한 완충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춘절 연휴기간이 끝난 중국 주식 시장에 대해선 "휴장 기간 누적된 대내외 악재가 한꺼번에 반영되는 데 따른 요인이 클 것"이라며 "우리 증시나 다른 외국 증시에서는 이미 반영된 요인이므로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도 대내외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시장 참가자들에도 책임 있는 역할을 주문했다.
임 위원장은 우선 주식시장과 연계한 다른 분야에 내재된 리스크 요인을 함께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주식시장은 경제 내 다양한 부문의 상태를 종합해 반영하는 '거울'"이라며 "금융회사가 중국, 홍콩 등에 가진 대외 익스포저는 물론 은행의 건전성, 외화유동성 등도 세밀하게 점검하고 필요시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시장 변동성이 확대에 대비해 투자심리 안정, 매수 여력 확대, 시장안정 등을 위한 비상조치 등 정책 대안을 마련해 두고 있으며, 시장 상황이 어려워지고 투자심리가 과도하게 위축되면 비상대응계획을 과감하게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손자병법에 나오는 풍림화산(風林火山·상황파악은 숲이나 산처럼 침착하게 하되 행동이 필요한 시기에는 바람처럼 신속하고 불처럼 맹렬하게 해야 한다는 의미)의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증시 폭락으로 피해 우려 가능성이 제기되는 주가연계증권(ELS)과 관련해서는 투자자들이 불필요한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상환구조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라고 금융감독원 및 자본시장 관련 기관에 당부했다.
임 위원장은 "필요하다면 발행사와 판매사 공동 설명회 등을 통해 ELS 투자 유의사항 및 주가 변동성 확대시 대응요령 등을 상세히 설명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진웅섭 금감원장과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등이 참석했다.
[저작권자ⓒ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