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다음달 1∼3일 이란을 국빈 방문하는 박근혜 대통령은 2일 테헤란에서 호자토레슬람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1962년 양국 수교 이후 54년 만에 첫 이란 방문이다. 서방의 경제제재 해제 이후 산업 선진국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는 이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세일즈외교 행보다.
박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인프라, 플랜트, 에너지 분야는 물론 △미래 신성장동력 △ 보건, 환경, 해양・수산 △문화・교육 △개발협력 등 제반 분야에서의 호혜적 실질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다. 아울러 양국 관계 발전 및 협력 방안, 한반도 정세 등 지역정세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로하니 대통령과 협정 서명식과 공동 기자회견을 연 뒤 오찬을 함께 한다. 이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이란 최고지도자와 면담을 하고, 양국 관계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또 이날 저녁에는 한·이란 문화교류 행사에 참석, 무술공연을 관람하는 등 문화외교 행보를 펼친다.
박 대통령은 다음날 3일에는 한·이란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 연설을 통해 양국간 협력을 방안을 제시하고 기업인들의 대이란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한다. 이어 동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고대 페르시아 유물을 둘러보며 문화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이번 박 대통령의 이란 국빈방문은 양국 관계를 업그레이드시키는 동시에 양국 경제협력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27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의 이란 국빈방문 경제적 의의에 대해 "경제제재 해제 이후 재건에 나선 이란과 교역·투자를 정상화해 제2의 중동붐 교두보를 확보하고, 인프라 사업 본격 참여 등 협력기반을 확대하는 한편 에너지산업 투자확대 기반 마련, 보건의료, ICT, 문화 등으로 협력을 다각화하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인구 8000만명, 국내총생산 3876억 달러(2015년 기준)로 중동 2위 경제국으로, 올해 초 경제제재 해제로 올해 연 5.8%, 내년 6.7%의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여기에 이란은 경제재건을 위해 에너지, 교통 등 인프라 투자와 정유·철강 등 산업 기반 확충에 나서고 있어 '제2의 중동 붐'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경제제재 해제 이후 시장 선점을 위해 서방 국가 지도자들이 앞다퉈 이란을 방문하는 가장 큰 이유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 가운데 대림산업,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계기로 인프라, 플랜트 분야에서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5일 기자들과 만나 "이란에서 대형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 액수로 100억달러 이상 수주할 가능성이 있다"며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계기로 조약과 협정 3건을 포함해 MOU(양해각서)나 계약체결 등 40건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 수석은 "이란이 포스트 오일시대에 대비해 산업다변화를 꾀하는 과정에서 이에 필요한 기술, 서비스, 문화 등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며 "또 아직 서구에 대한 반감이 크고 한류에 대한 호감도는 크다는 점에서 우리에겐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박 대통령의 이번 이란 방문에선 종전 수준을 훨씬 뛰어넘은 역대 최대인 236명으로 구성된 경제 사절단이 동행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역대 최대 규모는 지난 2~5일 박 대통령의 멕시코 방문 때 함께했던 144개사 145명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이었다.
이는 이란 시장에 대한 민간의 기대가 매우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번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민간 경제 외교' 부문에서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안 수석은 "정상외교 경제활용 포털을 통한 상시모집 및 사절단 공모를 통해 총 236명의 경제 사절단을 선정했다"면서 "이중 중소기업이 146개사로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5월 3일 현지에서 열리는 '1:1 비즈니스 상담회'에 참석하는 기업 규모 또한 현재까지 총 115개사가 신청해 사상 최대가 될 전망이다.
이 중 중소·중견 기업이 77개사로 중소기업의 수출시장 개척 채널로 1:1 상담회에 대한 기대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대한상공회의소 이동근 부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허창수 회장, 한국무역협회 김인호 회장 등을 비롯해 중소기업연합회, 중견기업연합회, 대한건설단체연합회, 이노비즈협회,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 한국원전수출산업협회, 해외건설협회 등 경제단체 회장단도 함께 한다.
재계에서는 포스코 권오준 회장,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현대중공업 최길선 회장, 삼성전자 박상진 사장, 현대차 정진행 사장, SK이노베이션 정철길 사장, CJ 이채욱 부회장, 효성 조현상 부사장 등이 동행한다. 또한 GS건설, SK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쌍용건설, 한화건설 회장·사장단이 포함된 점이 눈길을 끈다.
박 대통령의 해외순방 때마다 개최돼 많은 성과를 내고 있는 1대 1 비즈니스 상담회에는 총 115개 기업이 참여 신청을 했다. 이 역시 사상 최대규모가 될 전망이라고 안 수석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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