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박미라 기자] 신도 300여명에게 허위로 억대의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해 준 사찰 주지가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는 21일 가짜 연말정산용 기부금 영수증을 대량 발급한 혐의(조세범 처벌법 위반)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전북 모 사찰 주지 A(56)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지난 2011년 1월부터 2년여간 회사원, 공무원, 경찰, 공사 직원 등 312명의 신도들에게 부탁을 받고 1억7천만원 상당의 허위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해준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으로 해당 사찰은 문을 닫았고 가짜 기부금 영수증으로 공제받은 신도들은 가산세까지 물었다.
검찰은 A씨가 원심에서 집행유예와 함께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받자 "형이 너무 가볍다"라며 항소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다수의 신도와 공모해 범행했고 소위 종교기관의 무분별한 기부금 영수증 남발로 인한 사회·경제적 폐해가 심각해 엄벌할 필요성이 있다"라며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개인적인 경제적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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