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김지혜 기자] 세계적인 멸종위기종 ‘뿔제비갈매기(국문명 가칭)’의 어미새 5마리가 전남의 한 무인도에서 살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괭이갈매기 무리에 섞여 번식을 시도하는 뿔제비갈매기 한 쌍을 발견한 후 문화재청, 국립생물자원관 등에 요청해 다른 조사자와 탐방객의 출입을 제한하고 2개월간 번식과정을 관찰했다. 뿔제비갈매기 명칭은 국내 첫 발견된 종으로 현재까지 국문 명칭이 없고 멸종위기 야생생물 등 법적 관리대상종에도 포함돼 있지 않다.
연구진은 그간 뿔제비갈매기 어미새 5마리를 확인했고 그 중 두 쌍이 산란하는 것을 포착했다. 한 쌍은 알을 품는 과정 중에 부화에 실패했고 다른 한 쌍만이 번식에 성공해 어린새 1마리를 키운 후 함께 번식지를 벗어난 것을 확인했다.
뿔제비갈매기는 지구상에 남아 있는 개체수가 100마리 미만으로 추정되고 있고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발간하는 적색목록(Red List)에 위급종(Critically Endangered)으로 분류돼 있다. 위급종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9개 범주(절멸, 야생절멸, 위급, 위기, 취약, 준위협, 관심대상, 정보부족, 미평가) 중 야생에서 절멸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간주하는 종이다.
종 생태에 관한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는 신비한 새로 1930년대 중국, 대만, 필리핀 등에 채집된 소수의 표본을 근거로 중국 동쪽 해안에서 번식하고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 월동한다는 제한적인 정보만이 있다. 63년간 멸종된 것으로 추정됐다가 2000년 중국 푸젠성의 마츠섬(Matzu)에서 4쌍이 다시 발견됐다.
뿔제비갈매기는 중국 지장성의 지안섬(Jiushan), 우즈산섬(Wuzhishan), 푸젠성의 마츠섬 단 3곳에만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국내에서 뿔제비갈매기가 발견되고 번식에도 성공한 것이 확인됨에 따라 세계 4번째 번식지로 기록될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종원 환경부 자연정책과장은 “뿔제비갈매기의 번식지로 확인된 무인도를 특정도서로 지정해 번식지를 보호하고, 멸종위기 야생생물 지정을 검토하는 등 보호대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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