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박미라 기자] 음란행위를 유도한 뒤 이를 지인들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금전을 요구하는 이른바 '몸캠피싱'을 비롯해 조건만남, 대출사기 등 '백화점식' 범행을 저지르며 거액의 금품을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8일 몸캠피싱 등으로 8억여원을 챙긴 혐의(사기·공갈)로 금융사기조직 인출책 김모(30)씨 등 5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김씨 등이 소속된 이 중국조직은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성매매 여성을 가장해 인터넷 채팅으로 조건만남을 하자며 꼬드겨 예약금을 받는 수법으로 780여명으로부터 6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조직은 단기간에 다수의 피해자로부터 많은 돈을 가로채기 위해 인터넷에 조건만남 홍보사이트 두 곳을 만들어 운영했다. 특히 국내 인출책이 검거되자 일에 지장을 받을까 염려해 중국인을 3개월짜리 단기 비자로 파견하기도 했다.
이 조직은 중국에 있는 여성 조직원이 스마트폰 영상통화 애플리케이션으로 국내 남성들이 접근하게 해 음란행위를 유도하고 돈을 받아내는 몸캠피싱으로도 30여명에게서 1억원을 받아냈다. 이들은 영상통화 도중 '음성이 잘 들리지 않는다'며 피해자를 속인 후 스마트폰의 연락처 목록을 전송케 하는 악성코드를 다운받게 했다. 이렇게 확보한 피해자 지인들의 연락처로 음란영상을 보내겠다고 협박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김씨 등이 소속된 조직은 은행 직원을 가장해 기존 대출을 저리로 전환해주겠다고 속이는 수법으로 20여명에게서 1억원을 가로채는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백화점식'으로 범행을 자행해 왔다.
경찰 관계자는 "몸캠피싱은 피해자가 부끄러워서 경찰에 신고도 못 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피해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본다"면서 "국내 인출 총책을 잡으려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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