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판문점 인근 비무장지대 경계초소에서 의문의 총상을 입고 숨진 故 김훈 중위(당시 25세)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의 순직권고 5년 만에 국방부가 순직을 인정했다.
故 김 중위 사망사건은 김 중위가 지난 1998년 2월 24일 근무지인 판문점 인근 비무장지대 경계초소에서 오른쪽 관자놀이에 총상을 입고 사망상태로 발견된 사건이다. 군은 사건 당시 자살로 결론지었고 이후 3차례에 걸쳐 재조사를 했지만 최종 ‘자살’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군의 최초 현장감식이 있기 두 시간 전 이미 자살 보고가 이뤄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성급하게 판단해 초동수사를 부실하게 했다는 논란이 최근까지 이어져 왔다.
김 중위의 유가족도 당시 군이 타살 단서가 될 수도 있는 사건 현장의 크레모아 스위치 박스 훼손과 고인의 손목시계 파손을 간과한 점, 유류품의 위치 실측과 현장 사진 촬영 등에 소홀히 한 점, 사건 현장과 사고당시 사체 상태를 보존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자살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유가족과 김 중위의 육사 동기생들(육사52기)은 2011년 9월 국민권익위에 사건 재조사를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권익위는 2012년 3월 군 실내사격장에서 국방부 조사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당시 상황 재연을 위한 총기 격발실험을 하는 등 정밀 재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수사 초기 김중위가 자살한 것이라는 성급한 판단이 수사기관의 수사에 영향을 미쳐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규명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고 판단했다.
한편, 권익위는 초동수사 과실로 자살 또는 타살 규명이 불가능한 경우 그 사망이 직무수행 등 공무와 관련성이 있다면 순직으로 인정해야 한다며 2012년 8월 국방부에 김 중위의 순직인정을 권고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대표적 군 의문사인 故 김중위, 故 허일병의 순직 결정을 계기로 또 다른 군의문사 50여건의 조기 해결을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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