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9일 "한글날이 '세상에 하나뿐인 날'이라며 나라를 세우거나 되찾은 날을 기리는 국가는 많아도 글자를 만든 날을 국경일로 따로 정한 날은 우리밖에 없다"며 "세계의 수많은 글자 가운에 누가, 언제, 어떻게, 왜 만들었는지가 뚜렷한 글자도 한글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571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축사를 통해 "한글은 인류의 뛰어난 발명품이고 값진 보물"이라며 "유네스코는 한글 만든 이야기, 훈민정음 해례본을 세계 기록유산에 올려놓았다. 한글은 그 제정의 뜻과 과정부터 인류가 두고두고 기릴만한 유산이라고 세계가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어 "한글은 너무나 빼어난 글자"라며 "그렇기 때문에 그냥 글자에만 머물지 않는다. 한글은 글자를 뛰어넘는 위대한 선물로 ▲한국을 문자해독률이 가장 높은 나라의 하나로 만들어 준 것▲대한민국을 가장 잘 대표하는 자산인 점▲우리 이야기를 고스란히 남길 수 있게 한 점 등 세 가지를 꼽으며 "한글은 우리에게 더없는 빛"이라고 했다.
이 총리는 특히 "한글과 한국어에 세계는 높은 관심은 보이고 있다"며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고르는 나라가 늘고있다.한국어능력시험을 보는 외국인도 늘었다"며 "외국에 있는 한글교육기관 세종학당에는 우리말과 우리글을 배우려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나날이 불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또 "해외동포 3, 4세대 청소년들도 한국어를 더 열심히 배우려고 하고 있다"며 "참으로 반갑고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이야말로 세계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우리말과 글의 으뜸곳간으로 평가받는 '조선말 큰사전'이 완성된 지 올해로 60년이 됐다"며 "우리 선조들은 일제의 조선말 말살정책에 무릎을 꿇지 않고 사전을 준비하시며 우리말과 글을 지키셨고, 그것이 해방 이후에 빛을 보았다"고 설명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아울러 "우리의 얼과 내일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마음에서 선조들은 사전을 장만하셨다. 그 어른들께서 목숨 걸고 이어주신 우리말과 글을 오늘 우리가 쓰고 있다"면서 "어른들의 마음이 헛되지 않게 우리는 우리말과 글을 더 잘 지키고, 더 빛나게 가꾸어 후대에 물려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총리는 더 나아가 "정부가 먼저 반성하겠다. 한글을 만든 세종 큰 임금의 거룩한 뜻을 잘 받들고 있는지 우리말과 글을 소중히 여기며 제대로 쓰고 있는지 되돌아보겠다"며 "공문서나 연설문을 쉽고 바르게 쓰며 예의를 갖춘 말과 글로 바로잡아가겠다. 우리말과 글을 찾고 지키며 다듬고 널리 알리려는 민간과 공공의 노력을 더욱 돕겠다"고 다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요즘 우리 강토를 둘러싼 말의 전쟁이 갈수록 거칠어진다"며 "세종 큰 임금께서 한글을 만들어 백성에게 쓰게 하시면서 이렇게 사나운 날이 오리라고 생각하지않으셨을 것"이라며 우리 겨레는 너나없이 세종 큰 임금의 후손들이다. 세종 큰 임금께서는 후대가 곱고 따뜻한 말과 글을 주고받으며 평화롭고 넉넉하게 살기를 꿈꾸셨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똑같은 한글을 쓰는 남과 북이 세종 큰 임금의 그러한 뜻을 함께 이루어가기를 한글날에 다짐하면 좋겠다"며 "정부는 북한이 끝내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국제사회와 굳게 힘을 모아 북한을 계속 압박하고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정부는 이 땅에 전쟁이 있어선 안 된다는 것, 아무리 어려운 문제가 남과 북 사이에 가로놓이더라도 그것을 결국은 평화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마지막으로 "한글은 큰 글이다. 한글을 더욱 키우고 우리 문화와 나라를 더욱 크게 만들어 가자. 그 일을 국민 여러분과 정부가 함께 해 나가기로 약속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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