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정명웅 기자]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최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양비둘기 2마리를 번식하는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국립생태원은 올해 5월 양비둘기 수컷 4마리와 암컷 2마리를 서울대공원에서 이관 받아 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 내 동물 배후시설에 둥지와 은신처를 다양하게 만드는 등 ‘행동풍부화’에 기반 한 번식 환경을 조성했다.
행동풍부화는 동물들이 제한된 공간에서 보이는 무료함과 비정상적인 행동을 줄여주고 야생에서 보이는 자연스러운 행동이 최대한 나타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육성 방법이다.
번식환경 조성 결과, 지난 6월 24~26일 양비둘기 암컷 1마리가 2개의 알을 낳았고 16일 이후 2마리의 새끼가 부화했다. 갓 부화한 새끼 2마리는 모이주머니에서 분비되는 우유와 유사한 성분인 비둘기젖을 먹었고 어미의 보살핌으로 건강하게 성장해 1개월 후 기존의 양비둘기 무리에 합사했다.
비둘기과 조류인 양비둘기는 희귀한 텃새로 국내에서는 화엄사 등 지리산국립공원 일대 사찰에서 10여 마리가 발견되고 있다. 해외에는 중앙아시아, 중국 북부, 몽골 등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 전국적으로 분포했다가 집비둘기와의 경쟁과 잡종 형성으로 멸종위기에 몰렸다. 환경부는 지난 2017년 12월 양비둘기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했다.
사찰의 현판 또는 처마 아래 공간, 다리교각, 해안가 바위절벽의 오목한 틈에 둥지를 만들어 번식한다. 알은 2개를 낳는다. 부화한 새끼는 20일 정도 지나면 둥지에서 날개를 퍼덕이며 나는 연습을 하고 4~5일후 홀로 둥지에서 나와 먹이를 먹는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은 “이번 양비둘기의 번식은 국립생태원, 국립생물자원관, 서울대공원 동물원이 정보를 교류하며 이뤄낸 성과다”며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의 보전과 연구를 통한 종 복원 사업에 더욱 노력할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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