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이해옥 기자] 북한산, 계룡산 등 도심권 국립공원에 나타나는 멧돼지는 여름철에 많다가 겨울철에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겨울철 먹이가 떨어진 멧돼지들이 탐방로나 민가로 내려올 확률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북한산, 경주, 계룡산, 무등산 도심권 4개 국립공원의 멧돼지의 서식 실태를 2016년부터 최근까지 분석했다. 이 결과 멧돼지 서식 밀도가 여름철에 정점을 찍고 겨울철은 낮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공단은 멧돼지의 주요 서식지를 대상으로 공원별 12개 조사구를 선정해 무인센서카메라를 활용해 1㎢ 넓이 당 멧돼지의 개체수를 조사하고 있다.
올해 월평균 멧돼지 밀도는 북한산 1.4마리/㎢, 경주 1.2마리/㎢, 계룡산 1.8마리/㎢, 무등산 1.8마리/㎢로 나타났다.
도심권 국립공원의 멧돼지 밀도가 가장 높은 시기는 새끼가 태어나고 어느 정도 자라는 7~8월로 북한산 2.2마리/㎢, 경주 1.9마리/㎢, 계룡산 2.7마리/㎢, 무등산 2.7마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멧돼지의 임신 기간은 120일 내외로 5~10마리의 새끼를 낳지만 새끼의 첫해 사망률은 45~50%로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멧돼지 번식기는 5~6월, 교미기는 12~1월로 이 시기를 전후로 어미가 단독생활을 위해 새끼들을 일시적으로 독립시킨다.
멧돼지는 겨울철 서식지를 이동하며 숲속에서 주로 식물 뿌리를 먹지만 먹이가 부족한 경우 탐방로나 민가 주변으로 내려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겨울철에는 멧돼지와 마주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김의경 국립공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도심 국립공원의 경우 겨울철에 먹이를 찾아 출몰하는 멧돼지를 발견하고 신고하는 경우가 많아 겨울철 멧돼지의 서식 밀도가 높다고 인식할 수 있다”며 “실제 조사 결과는 멧돼지 서식 밀도가 여름철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멧돼지가 주로 출현하는 시간대는 일몰 직후인 오후 7시~8시 사이로 하루 동안 출현 횟수를 100으로 놓고 본다면 21%를 차지하고 있다. 가장 적은 시간대는 오전 11시~12사이로 출현 횟수는 3% 미만이다.
멧돼지는 공격을 받거나 놀란 상태에서는 흥분해 움직이는 물체나 사람에게 저돌적으로 달려와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산행 중 멧돼지를 만나게 되면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멧돼지의 움직임을 확인한 후 가장 가까운 나무나 바위 등 은폐물 뒤로 신속하고 조용하게 몸을 피해야 한다. 멧돼지에게 돌을 던지거나 큰 소리를 내는 등 주의를 끄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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