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박미라 기자] 18일 오후 1시12분께 강원 강릉시 저동 모 펜션에서 투숙 중이던 서울 대성고 3학년 남학생 10명 중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이 없는 상태로 강릉아산병원 등 3곳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내년 수능시험이 끝남에 따라 부모님들의 동의를 받아 강릉으로 여행을 왔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원인으로 일산화탄소(CO) 중독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강릉소방서에 따르면 사망자 3명 중 1명은 강릉아산병원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숨졌고, 나머지 2명은 강릉고려병원 응급실에 도착해 심폐소생술 등 응급치료를 받았지만 숨졌다.
강릉동인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던 학생 2명도 곧이어 강원도 소방본부 항공대 헬기에 의해 원주기독병원으로 긴급 이송해 치료를 하고 있다.
부상자 5명은 강릉아산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받고 있다.
원주기독병원과 강릉아산병원에는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자를 위한 치료 시설인 챔버를 갖추고 있다.
소방당국과 의료계,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이날 현장에 출동한 구조대원이 간이 측정한 일산화탄소 농도는 150ppm으로 알려졌다. 간이 측정이라 정확한 수치는 아닐 수 있지만 이는 정상 농도(20ppm) 보다는 매우 높은 수치다.
일산화탄소는 탄소가 포함된 물질이 불완전 연소되면서 발생하는 무색, 무취, 무미, 비자극성 가스다.
우리가 호흡할 때 마시는 공기의 20%가 산소인데 그 중 0.2% 정도 소량의 일산화탄소만 포함돼 있어도 매우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산화탄소가 사람의 폐로 들어가면 혈액 중의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산소 보급을 가로막아 심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이 산소의 결합력보다 일산화탄소와의 결합력이 수백 배로 높기 때문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헤모글로빈이 일산화탄소와 결합한 농도가 혈중 60% 이상이면 무의식·쇼크·질식할 수 있다"며 "70% 이상이면 사망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일산화탄소는 공기중 농도가 800ppm 이상에서 45분 정도 지나면 두통, 매스꺼움, 구토증세를 일으키고 2시간이내 실신하게 된다.
또 1600ppm 이상에서는 20분 정도면 두통을 느끼고 2시간이 지나면 사망에 이르는 등 인체에 치명적인 피해를 가져온다.
사고를 당한 학생들의 경우 저농도의 일산화탄소를 오랜 시간 흡입해 자각하지 못했다가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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