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16일 "한반도는 국토에서 산림이 차지하는 비율, 산림률에서 한반도는 OECD 국가 중 핀란드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며 "조상들은 오랜 세월 동안 숲에서 땔감을 얻으며 살았으며 게다가 6․25 전쟁은 강토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한반도의 숲이 울창한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은 1970년대 이후 산림녹화를 성공적으로 이뤘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숲속의 한반도 만들기 심포지엄'에 참석한 자리에서 "한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산림복원에 성공한 유일한 개도국이라고 유엔이 1982년에 이미 평가했다"면서 "이것은 국민과 정부가 함께 노력해 얻은 자랑스러운 성과다. 산림녹화에 동참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어 "그러나 아쉽게도 북한은 산이 몹시 황폐하다. 숲에서 땔감과 곡식을 얻는 생활을 계속하며 숲을 방치해온 결과일 것"이라며 "늦게나마 북한도 산림회복에 나섰다. 그러나 효과는 더딘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 총리는 "남북 산림협력은 1999년에 시작됐다. 우리의 한 민간단체가 금강산 병충해 방제를 도운 일이 시작이었다"며 "그로부터 병충해 방제, 나무심기, 종자와 묘목 지원 같은 사업이 65회에 걸쳐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2010년 이명박 정부의 5·24 조치로 남북의 모든 교류협력이 중단됐다. 그 중에서 산림협력은 5년 후에 재개됐다"며 "남북 교류협력 가운데 가장 쉽고 비정치적이며 호혜적이고 지속가능한 사업이 바로 산림협력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한 뒤 "남북 산림협력은 다른 분야보다 오랫동안 지속됐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에서 정식으로 합의된 산림협력과 관련해 "지난해 한반도 평화기류에 따라 남북 산림협력도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 남북 산림관계자들은 다섯 차례나 만나 북한 양묘장 현대화, 임농복합단지 조성, 병충해 방제 등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며 "그 중에서 병충해 방제는 작게나마 실행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남북 산림협력을 위해 강원도 고성에 양묘장이 추가 설치된다. 철원과 화천에 이어 세 번째 남북협력용 양묘장이다. 종자저장시설도 설계될 예정"이라며 "산림청에는 남북산림협력단을 설치하기로 전날(15일) 국무회의에서 결정했다. 남북 간 협의와 국제사회의 기류에 따라 산림협력은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남북 산림협력은 남북 모두에게, 그것도 지금을 넘어 후대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홍수와 가뭄의 피해를 줄이고 식량 생산을 늘릴 수 있으며 임농복합 사업으로 산림자원과 식량을 더 얻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발 미세먼지를 줄이고 온실가스감축에 도움을 받으며 탄소배출권을 확보하게 된다. 휴전선을 넘는 산림 병충해도 줄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런 희망을 품으며 저는 우리가 주도해 만든 아시아산림협력기구에 북한이 동참해줄 것을 제안한다"며 "2021년에 우리가 주최하는 제15차 세계산림총회에도 북한이 참여해 남북이 함께 한반도 산림회복과 평화정착의 의지를 세계로 발신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끝으로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기간에도 산림협력을 위한 민간의 노력은 계속돼왔다"며 "그런 노력이 더 필요해졌다. 정부도 충실히 돕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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