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7대 종단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지난번 뵈었을 땐 취임한 지 얼마 안 돼 안팎으로 나라의 기틀을 세우는 시간이었다. 한반도 상황도 살얼음판을 딛듯 아주 조심스러웠다"며 "눈앞에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을 반드시 성공시켜 평화·화합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함이 아주 컸다"고 회고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가장 필요할 때 종교계가 국민 마음을 하나로 모아 주셨고, 또 평화 여정에서도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며 "종교 지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렇게 함께 염려하고 힘을 모아 주신 덕분에 한반도의 평화에 큰 발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다음 주에 열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비핵화와 북미관계 정상화에서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이행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주에는 금강산에서 개최된 새해 첫 남북 간 민간 교류 행사에 다녀오셨다고 들었다"며 "남북 국민이 함께 해금강 일출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우리 종교지도자들께서도 그런 마음으로 다녀오셨으리라 생각한다. 한반도의 평화가 함께 잘사는 번영으로 이어지도록 계속해서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3·1 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올해 종교의 역할과 의미가 더욱 특별하게 와 닿습니다"라며 "100년 전 3·1 독립운동에 앞장선 민족대표 33인은 모두 종교인이었다. 따로 시위를 준비하던 학생들도 민족대표들의 독립선언식 준비 소식을 듣고 더욱 적극적으로, 또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또 "최초로 3·1 만세 시위를 벌인 서울·평양·진남포·안주·의주·선천·원산 등 이 각지에서 종교가 먼저 하나가 되었다"며 "그러자 국민들이 함께 힘을 모았고 남녀노소, 빈부귀천과 상관없이 함께 독립선언서를 인쇄하고 또 태극기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범어사 등 전국 사찰에서 독립자금을 모았고, 원불교도 모금활동을 전개해서 성직자들이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면서 "천도교는 300만 명에 이르는 전국 교인들이 논과 밭, 황소를 팔아서 헌금을 모금했다. 이렇게 종교계의 헌신으로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려운 연대와 협력의 역사가 만들어졌다"며 "우리 모두 자부심을 가질만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번주 일주일간 전세계 종교인과 함께하는 세계종교인평화기도회를 개최한다고 들었다. 3.1절 정오에는 전국 종교시설에서 시간에 맞춰서 일제히 타종이 거행될 예정이라고 들었다"며 "3.1 독립선언에 대한 큰 기념이 될 것 같다. 종교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국민 모두 100주년을 더욱 뜻깊게 기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우리 선조들이 꿈꾸었던 나라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이라며 "국민 모두 골고루 잘살고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나라다. 국민과 함께 이 꿈을 꼭 이루고 싶다. 종교지도자들께서 지혜를 나눠주시고, 또 국민 통합의 길을 열어 주길 부탁을 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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