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전해원 기자]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명당 터전에 마치 한 폭의 병풍처럼 솟아오른 민족의 명산. 이는 대구시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팔공산’의 이야기다.
1000여년 전 고려 왕건과 후백제 견훤의 치열한 동수전투가 펼쳐진 이곳에는 왕건 생애 최대의 패전을 겪은 역사적 설화가 함께 깃들어있다. 당시 왕건이 걸어간 전투의 흔적이 명품 탐방로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으니, 그 주인공이 바로 ‘팔공산 왕건 길’이다.
손수 호미를 들고 자갈밭을 갈고 닦는 심정으로 오늘날 ‘팔공산 왕건 길’ 탄생의 초석을 다진 영진관광문화협동조합 이상국 이사장은 “태조 왕건의 건곤일척 동수전투는 완전한 삼국통일을 이룩한 역사적 배경의 뿌리임”을 강조하며 “시민들에게 동수전투의 의미를 알리고, 역사와 어우러진 휴식처를 마련하고자 왕건 길 조성에 힘을 보탰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눈에 알 수 있는 신라왕조 992년’, ‘경북의 전통사찰’의 저자이자 역사학자이며 국무총리 표창, 녹조근정 훈장 및 1983년 당시 33세 나이로 최연소 ‘청백봉사상’을 수상하는 등 주변인들에게 ‘나눔의 봉사자’·‘존경받는 지식인’으로 명망이 두터운 이 이사장의 말에는 남다른 진정성이 담겨져 있었다.
무엇보다 그가 저술한 ‘한눈에 알 수 있는 신라왕조 992년’은 왕조별 개요와 왕의 업적·생애, 관련 설화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국내 최초의 왕조별 신라사 단행본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신라사 출간을 준비하며 ‘신라오악(新羅五嶽)’인 팔공산 연구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그는 종교의 귀의처이자 심신의 안식처로써 민족의 곁을 지켜 온 팔공산의 매력과 유구한 서사에 매료됐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천년의 시공을 건너 ‘팔공산 왕건 길’의 기틀을 세우며 ‘팔공산 왕건 길 고찰’, ‘경상북도 전통사찰’을 출판하는 등 올바른 역사문화 저변확대에 헌신의 노력을 다해왔다.
경북도청 종무실장을 끝으로 38년의 공직생활에서 퇴임한 이후에도 이 이사장은 대구시민을 위한 고전·문화강좌 개설에 나서며 새로운 인생 2막의 닻을 힘차게 올렸다.
일찍이 2001년부터 20여 년간 대구 각계각층의 엘리트 100여명으로 구성된 고적답사모임 ‘7·3회’의 수장으로도 활약해 온 그가 진행하는 역사프로그램은 매번 만원사례를 이룰 정도로 인기가 드높다.
긴 세월동안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을 빛내 온 이 이사장을 일컬어 7·3회 회원이자 오랜 시간 곁을 지켜 온 지인인 강성호 前대구미래대학장은 ‘도지이덕(道之以德) 제지이례(齊之以禮)’, 즉 덕으로 인도하고 예로써 다스리는 인물이라 묘사했다.
최연소 청백봉사상을 수상했던 그가 여전히 ‘청백리(淸白吏)’를 삶의 지표로 삼고 있음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반평생을 낮에는 공무원, 밤에는 학생으로 살아왔을 만큼 공부와 연구에 매진해왔다”고 회상한 이상국 이사장은 “그동안 휴가 한 번 제대로 다녀오지 못하며 바쁘게 살아왔지만, 열심히 오른 산 정상에서 닳은 운동화를 바라보는 기분처럼 홀가분하고 뿌듯한 시간이었다”고 남다른 심정을 토해냈다.
덧붙여 “앞으로도 팔공산 왕건 길의 인식제고와 저변확대에 더욱 소홀함 없이 정진할 것”이란 다짐도 잊지 않았다.
한편 영진관광문화협동조합 이상국 이사장은 '팔공산 왕건 길' 탄생의 초석을 닦으며 국내 최초의 왕조별 신라사 단행본 출간에 헌신하고, 지역민 대상 고전강좌 개최를 통한 역사교육 저변확대 및 문화향유 기회제공에 앞장서 올바른 역사문화의 명맥 유지에 기여한 공로로 ‘2019 대한민국 미래를 여는 인물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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