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김균희 기자] 울릉도 여름철새로 알려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흑비둘기가 일본에서 겨울을 보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국내기술로 개발된 휴대전화 기반 위치추적기(WT300) 추적조사를 통해 흑비둘기가 일본에서 월동하는 것을 처음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흑비둘기는 세계자연보전연맹에서 지정한 적색목록 준위협(Near Threatened) 단계의 국제적인 보호종이다. 몸길이 약 40cm로 우리나라 비둘기류 중에서 가장 크다. 1936년 울릉도에서 채집된 암컷 1마리 표본이 처음 학계에 보고됐다. 해외에서는 일본, 러시아 동부, 타이완 등지에 분포하며 우리나라 남해안 섬에서는 연중 관찰되고 울릉도에는 여름철새로 서식한다.
울릉도는 국내 흑비둘기 최대 서식지로 3~8월 번식시기에 500여 개체가 나타났다가 겨울철에는 전혀 관찰되지 않아 그동안 울릉도 흑비둘기의 월동지역 정보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2017년 6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울릉도에 사는 흑비둘기 1마리에 휴대전화 기반 위치추적기(WT300)를 달고 겨울철 이동 정보를 추적했다.
그 결과 울릉도에서 여름을 보내는 이 흑비둘기는 2017년 9월 20일 출발해 직선거리로 약 278㎞ 떨어진 일본 북서쪽 시마네현 오키노시마 섬에 같은날 도착한 것을 확인했다. 오키노시마와 니시노시마에서 208일간 보낸 흑비둘기는 니시노시마에서 지난해 4월 16일 출발해 울릉도에 도착했다.
연구진은 흑비둘기의 이번 이동 경로에 대한 연구 논문을 미국에서 발간하는 과학잡지 퍼시픽 사이언스 2019년 4월호에 게재할 예정이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은 “이번 흑비둘기 이동경로 추적 연구는 국내 정보통신기술과 생태조사를 융합해 국제적 보호종의 생태를 규명한 것이다”며 “향후 다양한 생물의 생태를 이해하기 위한 첨단 조사방법으로 발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저작권자ⓒ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