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정명웅 기자] 독초를 산나물로 오인해 일어나는 중독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생김새가 서로 비슷한 산나물과 독초를 구별할 수 있는 유전자신분증(이하 DNA바코드) 정보 시스템(species.nibr.go.kr/index.do)을 구축했다고 18일 밝혔다.
DNA바코드는 종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유전자 정보인 아데닌(A), 티민(T), 구아닌(G), 사이토신(C) 4가지 염기서열을 4진법으로 구성한 일종의 신분증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는 약 400여 종의 독성식물이 분포한다. 이 중 식용식물과 혼동하기 쉬워 감별이 필요한 주요 독초는 15종이다. 이들 독초는 이른 봄철 새싹이 나는 시기에 식용하는 산나물 13종과 생김새가 비슷해 중독 사고 위험이 높다. 일부 독초는 식물이름에 나물이 들어가 혼란을 주기도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5년간 자연독 중독사고로 42명의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독초 중 산나물로 착각해 중독 사례가 있는 독초 15종과 독초와 생김새가 비슷한 산나물 13종을 대상으로 DNA바코드 정보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산나물로 오인되는 독초 15종은 유전자 염기서열이 생김새가 비슷한 산나물 유전자와 서로 다른 정보를 갖는 것으로 확인됐다.
예를 들어 독초인 박새, 여로, 은방울꽃은 모두 백합과에 속하는 식물로 같은과의 식용식물인 산마늘과 유사해 식용으로 착각하기 쉬우나 유전자는 3~7% 차이를 보였다. 독초인 미나리아재비과 동의나물은 잎을 식용하는 국화과 식물인 곰취와 잎의 형태가 매우 유사하나 유전자는 9% 차이를 나타내 뚜렷이 구분됐다.
이병윤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은 “이번 시스템 구축으로 산나물로 착각하는 독초를 쉽고 빠르고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게 됐다. 원인 식물을 감별하는 진단 키트를 개발할 수 있는 기준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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