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김애영 기자] 어린 구상나무가 지리산국립공원 내 세석평전에서 활발하게 자라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2009년 7월부터 최근까지 지리산국립공원 내 구상나무 생육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세석평전 일대에는 직경 5㎝ 이하의 어린 구상나무 개체수가 1ha 당 평균 1천여 그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에서 서쪽으로 11.6㎞ 떨어진 반야봉은 250여 그루, 서쪽으로 0.7㎞ 떨어진 영신봉은 160여 그루, 북동쪽으로 2.2㎞ 떨어진 장터목은 210여 그루, 북동쪽으로 2.8㎞ 떨어진 제석봉은 70여 그루 등으로 조사됐다. 세석평전의 1ha 당 어린 구상나무 개체수가 제석봉에 비해 14배나 많은 셈이다.
공단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향후 구상나무 숲의 보전과 복원을 위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기온, 토양환경, 바람세기, 서식 동식물 등과 같은 구상나무 주변 생육환경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할 계획이다.
구상나무는 소나무과 식물로 우리나라 고유종이며 주로 해발 1,500m 이상의 고지대에서만 자생한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남서쪽으로 4㎞ 떨어진 곳에 있는 세석평전은 해발고도 약 1,500~1,600m에 있는 오목한 산악지역이다. 잔돌이 많은 평야와 같다는 뜻에서 세석평전이란 이름이 붙었다. 경사도 15~20도의 완경사지로 개울이 흐를 정도로 물이 풍부하다. 지난해 평균기온은 약 5.8도, 총 강우량은 2,974mm다.
지리산 전체 구상나무 서식지는 4,180ha로 축구장 6,000개 면적에 달하나 최근 반야봉, 영신봉, 천왕봉을 중심으로 구상나무가 고사하고 있다. 고사목은 1ha 당 50여 그루에 이른다.
공단은 2017년부터 구상나무 고사목의 나이테를 분석해 오랜 기간 기후변화에 따른 생육 스트레스가 누적돼 구상나무가 고사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구상나무 고사목 115그루를 분석한 결과 65% 이상이 2010년 이후부터 고사하기 시작했으며 약 70여 년간 생육 스트레스가 누적돼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장근 국립공원연구원장은 “앞으로 구상나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생육조건을 찾기 위해 세석평전, 제석봉 등 지리산 일대의 구상나무 숲에 대한 각종 정보를 비교하는 조사와 연구를 집중할 계획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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