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금(24k)만을 결혼예물로 활용하는 시대는 지났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금속 가운데 가장 희소하고 단단한 백금(플래티넘)은 순수·영원을 상징하며 자연적인 은백색이 다이아몬드의 광채와 광택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 현대여성들에게 결혼예물로 선호도가 높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결혼예물의 90%를 백금(플래티넘)으로 선택할만큼 대중정인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용융점(녹는 온도)이 1,700~1,900℃으로 높고 세공이 까다로워 국내에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곳이 드물며, 순도와 함량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구매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크라운 주얼리 유영경 대표가 백금(플래티넘) 세공기술의 독보적 입지를 구축해 명성이 자자하다.
1977년부터 귀금속 제조업에 몸담은 그는 한때 압구정동에 공방을 내고 유명 백화점에 귀금속을 납품하며 사업가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IMF 격랑에 휩쓸리며 크나큰 시련과 고초를 겪어야 했고 일자리를 찾아 무작정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유 대표는 “일본에서 물방울 다이아몬드를 품고 있던 백금반지의 광채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며 “백금 주얼리에 매료돼 ‘일본에서 최고의 백금 세공사가 되겠다’며 이를 악물고 밑바닥부터 다시 일어섰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공장에서 밤을 새우는 것이 일상이었던 그 시절, 눈물과 땀으로 쌓아 만든 성취는 그를 15년 만에 일본인들도 인정한 백금 세공사로 우뚝 세웠다.
이후 한국으로 귀국한 유 대표는 종로 귀금속거리에 ‘크라운 주얼리’를 설립하고, 7명의 기술자들과 백금 주얼리 제작에 전념해왔다.
특히 일본시스템 도입으로 검품의 차별화를 꾀하고, 고주파 주물방식으로 제품의 완성도를 높여왔다. 그러면서 백금의 순도가 PT900(90%), PT950(95%)인 제품만을 정직하게 제작하며 고객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수천 번 두드리고 까다로운 공정을 거쳐야 비로소 완성되는 백금은 보기엔 화려하나 이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여간 녹록찮다. 반짝이면서도 가볍지 않고, 화려하면서도 고고한 아름다움은 이 같은 고됨의 결과물인 것이다.
유 대표는 “백금이 본연의 빛을 내려면 한 단계, 한 단계마다 공정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정도(程度)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만큼 하나의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제작에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귀금속을 재산이나 사치품으로 취급하는 잘못된 인식이 많아 기술이 사장(死藏) 돼왔고, 전문 인력 역시 부족한 만큼 정교한 백금 세공기술을 전수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며 “크라운 주얼리가 국가대표 백금(플래티넘)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부진 포부도 잊지 않았다.
한편, 크라운 주얼리 유영경 대표는 ‘백금(플래티넘) 전문 세공기술의 고도화 및 제조공정 최적화’를 통한 품질경쟁력 제고에 헌신하고, 고객만족도 증대와 주얼리산업 발전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19 올해의 신한국인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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