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정명웅 기자] 칠발도에서 폐사한 바닷새가 2015년 약 400마리에서 지난해 2마리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전남 신안군 비금면에 위치한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칠발도에 바다쇠오리, 바다제비, 슴새 등 바닷새의 번식지를 복원한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칠발도는 목포에서 서쪽으로 47km 떨어진 무인도다. 해양성 조류인 바다쇠오리, 바다제비, 슴새, 칼새 등 희귀조류를 비롯해 50여 종 이상의 조류가 서식하는 여름철새의 중간기착지이자 집단번식지다.
해양성 조류인 바다쇠오리의 국내 최대 번식지로 매년 2천여 쌍 이상이 번식하고 있다. 봄철 우리나라로 이동해 6월부터 10월 사이 번식을 하는 바다제비는 전 세계 개체군의 80% 이상이 신안군 칠발도와 가거도 인근에 위치한 구굴도에서 번식하고 있다.
칠발도는 과거 1990년대 중반까지 유인등대로 이용됐을 때 사람의 출입과 함께 유입된 쇠무릎, 갓, 가시복분자 등이 점차 번성해 바닷새 서식에 치명적인 위협이 됐다.
칠발도에 서식하는 조류는 천적에 숨을 수 있도록 바위 틈 사이나 풀의 뿌리 밑에 굴을 파 둥지로 삼는다. 이 때 쑥, 갓, 억새, 쇠무릎 등이 이곳에서 자생하는 밀사초보다 크게 자라 생장을 방해하거나 뿌리번식으로 바닷새들이 둥지를 만들기 힘들게 한다.
이에 공단은 2014년부터 최근까지 유입식물을 집중적으로 제거하고 바닷새가 바위틈 사이와 식물 뿌리 아래에 안정적으로 둥지를 틀 수 있도록 자생식물인 밀사초를 심어 서식환경을 복원하고 있다.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바닷새가 주로 서식하는 섬 남쪽 사면 일대에 쇠무릎을 제거하고 유채, 쑥대 등 밀사초의 생장에 방해가 되는 키 큰 초본류의 서식지역 3,800㎡를 제거했다.
지속적인 바닷새 번식지 복원 작업으로 2015년까지 연간 400마리 이상이 폐사되던 바닷새는 2016년 23마리, 2017년 11마리, 지난해 2마리로 급격히 감소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천규 공단 다도해해상국립공원서부사무소장은 “칠발도는 여름 철새가 이동 중 번식과 휴식을 취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있다. 바닷새의 안정적인 서식환경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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