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한국 기독교를 이끄는 교회의 지도자분들을 청와대에 모시게 되어서 무척 반갑다"며 "기독교는 우리나라가 온갖 어려움을 겪으면서 발전해오는 과정에서 아주 지대한 역할을 해 주셨고 구한말 우리가 시대에 뒤떨어져 있었을 때 근대교육과 근대의료를 도입하면서 개화를 이끌어 주셨으며, 또 일제 식민지시대에는 실력 양성 운동과 또 독립운동에서 아주 큰 역할을 해 줬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한국 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그러나 여전히 일부 교회에서는 대면 예배를 고수를 하고 있고 특히 특정 교회에서는 정부의 방역 방침을 거부하고 오히려 방해를 하면서 지금까지 확진자가 천 명에 육박하고 그 교회 교민들이 참가한 집회로 인한 확진자도 거의 300여 명에 달하고 있다"며 "그 때문에 세계 방역의 모범으로 불리고 있던 우리 한국의 방역이 한순간에 위기를 맞고 있고, 나라 전체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제 한숨 돌리나 했던 국민들의 삶도 무너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어 "의도한 바가 아니라 하더라도 일이 그쯤 되었으면 적어도 국민들에게 미안해하고 사과라도 해야 할 텐데, 오히려 지금까지도 적반하장으로 음모설을 주장하면서 큰소리를 치고 있고, 여전히 정부의 방역 조치에 협력을 거부하고 있다. 문제는 집회 참가 사실이나 또는 동선을 이렇게 계속 숨기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피해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진단한 뒤 "도저히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일이 교회의 이름으로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고 그로 인해서 온 국민이 피해를 입고 있지만 제가 생각할 때 가장 직접적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바로 기독교라고 생각한다. 극히 일부의 몰상식이 한국 교회 전체의 신망을 해치고 있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8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재확산의 절반이 교회에서 일어났다"며 "저는 대면 예배를 고수하는 일부 교회와 교인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예배나 기도가 마음의 평화를 줄 수는 있지만 바이러스로부터 지켜주지는 못한다. 방역은 신앙의 영역이 아니고 과학과 의학의 영역이라는 것을 모든 종교가 받아들여야만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특히 "예배를 정상적으로 드리지 못하는 고통이 매우 크겠지만 그런 고통을 감수하면서도 오히려 함께 힘을 모아서 빨리 방역을 안정시키는 것이 하루빨리 정상적인 예배, 정상적인 신앙생활로 돌아가는 길이라 그렇게 생각하고 함께 힘을 모아주시면 좋겠다"며 "우리 교회 지도자님들께서 그렇게 잘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설상가상으로 의료계의 또 (다른) 집단행동이 국민들에게 더 큰 불안과 고통을 주고 있다"며 "지금 세계는 이 코로나 방역을 ‘전쟁’이라고 표현을 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말하자면 가장 큰 위기이고, 또 가장 큰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시 상황이 되면 휴가를 가거나 외출을 나갔던 군인들도 군대로 돌아와서 총을 잡는다"며 "지금 이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의료인들이 의료 현장을 떠난다는 것은 전시 상황에서 거꾸로 군인들이 전장을 이탈하는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의대생들의 의사 국가시험 응시 거부와 관련해 "의대생 개인에게도 아주 막대한 그런 손해가 일어나고, 국가적으로도 큰 부담이면서 큰 손실이 되지 않을 수 없다"며 강력한 대응을 시사한 뒤 "저는 우리 의료계가 이 코로나 때문에 국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또 그렇게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로서는 한편으로는 의료계와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누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법과 원칙대로 임하지 않을 수 없는, 그렇게 정부가 가지고 있는 선택지가 크게 있지 않다"고 경고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끝으로 "우리 교회 지도자님들은 교회에서만 지도자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큰 어른들이다. 우리 사회 전체의 여론을 일으키고 또 국민들의 마음을 환기시키고 할 수 있는 그런 위치에 있는 분들이시기 때문에, 우리가 코로나로 겪고 있는 이 공동체 모두의 위기를 모두가 한마음이 돼서 하루빨리 극복해낼 수 있도록 하는 데 좀 힘을 모아주시기를 당부 드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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