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김경희 기자] ‘인디&다큐 한국영화제’가 스페인 관객 1만3천여명을 동원하며 성황리에 끝났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영화제는 스페인 실험영화의 성지로 꼽히는 극장‘시네테카’와 현지 최대 영화 스트리밍 플랫폼 ‘필민’에서 온·오프라인을 병행해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열렸다.
영화제는 주스페인 한국문화원과 서울독립영화제(SIFF)가 공동주관하고 마드리드 자치주 영화학교(ECAM)가 협력했다.
영화제에서는 단편부문 <삶과 사람>, 장편부문 <가족의 공간>, 기획부문 <나를 찾는 여정> 총 세 개 분과를 나누어 코로나19가 침투한 일상 속 관계의 역학을 고찰한 작품 총 18편을 상영했다. 이는 주스페인 한국문화원 개원 10주년을 기념해 영화제 사상 최다 작품을 초청한 것이다.
지난 6월 1일 시네테카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마드리드 자치주 영화학교장과 영화 관계자를 포함한 현지관객 100여 명이 참석했다.
개막식 사회를 맡은 산세바스티안 영화제의 아시아·동유럽 담당 프로그래머 로베르토 쿠에토는 “최근 <기생충>, <미나리> 등의 선전으로 한국을 반짝 떠오르는 영화 신흥국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일부 있지만 한국영화는 90년대 말부터 유수 영화제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며 지난 20년간 세계 영화계의 이정표를 제시해 왔다”며 “앞으로 국제 영화계를 이끌어갈 신진 감독들의 참신한 패기와 도전을 미리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한국영화제는 더욱 특별하다”고 했다.
개막작으로는 김초희 감독의 <찬실이는 복도 많지>가 상영됐다. 이 작품은 2019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3관왕 수상,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을 받아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신예 김초희 감독의 기발하고 유쾌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특히 스페인 관객들은 오스카 수상 여배우 윤여정의 출연 소식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또한 개막 당일 <찬실이는 복도 많지> 상영 직전 김초희 감독과 강말금 배우가 스페인 관객에게 보내는 감사 인사 영상이 깜짝 공개돼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한편 마드리드 자치주 영화학교(ECAM) 소속 전공생으로 구성된 ‘젊은 심사위원단’이 영화제 최고의 장편과 단편 각 1편을 선정했다. 최고의 장편에는 윤단비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이, 단편에는 김소형 감독의 <우리의 낮과 밤>이 뽑혔다.
젊은 심사위원단은 “<남매의 여름밤>은 동시대의 모순과 구조적 폭력을 솔직하게 풀어낸, 초국가적인 보편성과 힘을 갖고 있는 작품이다. <우리의 낮과 밤>의 경우 탄탄한 스토리와 촘촘한 미장센의 조화가 인상 깊었다”고 했다.
현지관객들이 직접 투표를 통해 선정한 ‘관객상’은 <남매의 여름밤>에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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