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약 70일 간의 야생적응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16일 오전 마침내 고향인 제주 바다로 되돌아갔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비봉이'는 지난 8월 방류 계획이 수립된 이후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 설치된 해상가두리로 옮겨와 현장적응훈련을 수행해 왔다.
훈련과정에서 야생 돌고래 무리와도 매일 접촉하는 모습을 보였다. 야생 돌고래 무리와 접촉하는 동안 의사소통하는 음파가 지속적으로 포착됐고 물 위로 뛰어올라 떨어질 때 몸을 수면에 크게 부딪혀 소통하는 모습도 관찰됐다.
이는 일부러 물보라를 크게 일으켜 주변의 동료들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행동으로 해수부는 해석했다.
이번 비봉이 해상방류는 날씨, 파도 등 바다 기상상황과 야생돌고래 무리의 접근 상황을 감안해 결정됐다. 16일 새벽 해수부는 야생 돌고래 무리가 주로 서식하고 있는 위치로 비봉이 가두리를 이동시켰고 오전 9시 40분 경 야생 돌고래 무리가 가두리 근처로 접근하자 '비봉이'를 방류했다.
해수부는 '비봉이'가 바다로 떠난 시점부터 위치, 이동상황, 생존여부, 건강상태, 야생무리와의 동행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등지느러미에 부착된 지구 위치측정 체계(GPS) 신호를 통해 위치와 이동상황을 확인하고 선박과 드론 등을 통해 건강상태도 직접 관찰하고 있다. 최소 한 달은 육상 3개 팀, 선박 2척 등을 활용해 매일 육상과 해상에서 추적해 관리할 예정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비봉이'가 야생에 잘 적응했다는 것이 확인될 경우 다음 단계인 '정기 모니터링' 단계로 전환한다. 최소 6개월은 한 달에 한 번 5일 이상 연속으로 '비봉이' 상태를 관찰할 계획이다.
모니터링 과정에서 비봉이가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야생에서의 생존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재포획해 수족관에서 다시 보호하고 관리하게 된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그 동안 많은 우려와 어려움이 있었지만 '비봉이'는 힘들고 외로운 야생적응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17년만에 고향 바다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비봉이'를 비롯한 해양동물의 복지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을 강화해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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