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밥은 먹었니?” 딸의 안부가 궁금한 부모님의 첫마디다. 그저 자식이 별 탈 없이 지내는가를 묻고 바라는 마음이 ‘밥’이란 단어에 함축돼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부모님이 차려주시는 밥상은 먼 길을 달려서라도 마주하고 싶은 그리움과 아련함, 밥상 앞에서나마 잠시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은 삶의 고단함과 애달픔이 담겨있다.
이런 부모님의 정성과 손맛으로 ‘웰빙밥상’을 차리는 이가 있다.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원조 도개다곡 묵고을’ 조정남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30년 전 서울에서 ‘잘 나가는 사업가’로 승승장구하며, 성공을 향해 내달린 조 대표는 IMF 파고에 휩쓸려 예기치 않은 부도를 맞고 공든 탑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아픔을 겪었다. 극심한 우울증으로 두문불출하던 그에게 인생의 전환점을 열어준 것이 다름 아닌 ‘도토리묵’이었다. 한달음에 부모님(처가)을 찾아 도토리묵 제조 비법을 전수받으며, ‘제2의 인생 서막’을 열었다.
이처럼 26년 전 요식업에 첫 발을 내딛었던 조 대표는 도토리묵을 활용한 ‘도토리 묵밥’, ‘도토리 손칼국수’, ‘부추전’, ‘도토리묵 무침’, ‘도토리 떡국’ 등을 선보여 이른바 대박이 났다. 오로지 구전(口傳)으로만 문전성시를 이루며 평일에도 번호표를 뽑아야 할 만큼 손님들이 줄을 잇는다.
이곳에서 조 대표는 새벽부터 전통방식 그대로 묵을 쑤고 방부제와 이물질을 일체 첨가하지 않은 ‘탱글탱글한 도토리묵’을 제조하는데, 사발에 육수를 부어 묵과 함께 비벼 먹은 뒤 보리밥, 열무김치를 넣어 먹으면 그야말로 일품이다.
한마디로 ‘좋은 재료, 전통 방식, 오랜 정성’으로 돈의 가치를 뛰어넘는 정직한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에 더해 그의 ‘초심과 겸손함의 미덕’도 ‘원조 도개다곡 묵고을’을 지역의 명소로 자리매김 시킨 밑거름이다.
또한 조 대표는 ‘26년 경력 요리연구가’로서 ▲(사)대한민국한식포럼 구미시지회장 ▲(사)대한민국한식포럼 경북연합회장 ▲구미외식업 119봉사단장 ▲구미외식경영포럼 회장(2대) 등을 맡아 ‘일당백’에 ‘종횡무진’이다.
특히 그는 사회봉사 실천에도 남다른 열성을 쏟고 있다. 8년째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등 소외된 이웃들과 동행하며 ‘시설물 개·보수, 식사대접, 위문품 전달’까지 물심양면 힘을 보태면서도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처럼 스스로를 낮춰왔다.
도토리묵을 응용한 요리를 연구·개발하고, 구미시 음식문화발전에 기여하며, 사회봉사의 폭과 깊이를 더해 온 그가 올해 6월 ‘(사)대한민국한식포럼 한식명장’ 반열에 오른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지난해 창립한 (사)대한민국한식포럼 경북연합회의 초대회장과 구미시지회장을 맡고 있는 조 대표는 궁중음식·향토음식·전통음식·현대음식 등 20년 이상 조리외길을 걸어온 한식대가들의 위상강화, 향토음식문화발전, 전통요리 연구, 안전한 식품·외식산업 조성 등에 정진하고 있다.
조정남 대표는 “음식은 내게 자존심”이라고 단언하며 “‘도토리묵’하면 이름 석 자가 나올 수 있도록 확실히 각인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덧붙여 “오랜 시간 추진해 온 ‘구미 먹거리 타운 조성’ 사업을 성공시켜 구미시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시키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할 것”이라는 다부진 포부도 잊지 않았다.
한편, (사)대한민국한식포럼 경북연합회 조정남 회장은 ‘도토리묵’을 활용한 전통음식 연구·개발과 고객만족도 증대에 헌신하고, 한식의 대중화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면서, 외식산업 발전과 공동체의식 함양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3 대한민국 사회공헌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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