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돌이켜보면 어느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 반백년 농업 외길을 걸어오며 직접 농기계 개발까지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지만 ‘대한민국 농업발전에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겠다’는 사명감으로 어려울 때일수록 정도(正道)를 걸으면서 오늘날 성공한 농업인 반열에 올랐다.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에 위치한 ‘뉴씨드 김재일 대표’의 얘기다.
김 대표는 50년 전 화훼산업에 몸담다 40년 전 과감히 품종을 전환하고 시설채소 재배에 뛰어들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편리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 골몰하다 직접 농기계 제작에 나섰다.
실제 그가 발명한 농기계는 농촌의 인력난 해소와 영농비 절감에 크게 기여하며 농업기술의 혁신을 일으켰다. 농업분야 대학이나 공공연구기관 등도 아닌 일선 농민이 직접 개발한 것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밀집형 식물 재배장치, 다층 구조를 가진 수경재배장치, 다목적 식물 용기 장치, 회전식 선반장치’ 등 약 60건의 특허기술로 순풍의 돛을 달고 승승장구한 그는 20년 전 법인 설립 과정에서 사기를 당하며 벼랑 끝에 섰다. 청천병력과 같은 악재 속에서도 발명에 대한 열망은 놓지 않았던 그에게 ‘새싹채소’는 인생 2막을 열어줬다.
김 대표는 밤낮없이 ‘새싹채소’를 재배할 농기계를 연구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 집념과 노하우가 빛을 발하며 회전베드, 자동급수, LED조명 등을 직접 개발하고 새싹채소 10여 종을 재배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6단으로 된 베드가 360도 원을 만들면서 회전하므로 새싹의 온·습도가 균일하고 광 공급을 골고루 받아 생육이 원활하다. 부착된 송풍기가 공기 순환을 도와 생리장해도 없다.
특히 3300㎡(1천 평)에 들어갈 양을 500㎡(150평)에서 키워 동일면적 대비 10배 이상의 효율을 낸다. 발아 후 5~6일이면 생육이 끝나고, 1년 내내 안정적인 생산·출하가 가능하며, 물과 빛 공급 외에 양분 공급이 필요 없어 재배가 용이하다.
한마디로 ‘적은 면적에서 최소한의 인력으로 고품질의 새싹채소를 다수확하며 최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그 결과 연매출 10억 원 상당의 부농으로 안착한 김 대표는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고 부지런하다. 개발실에서 시행착오를 거치며 농기계를 개발하고, 안정적인 판로확보를 위한 새로운 소득 작물(버섯)도 시범 재배함이 일례다.
김 대표는 “농촌고령화가 갈수록 심화되는 현실에서 노동력과 인건비를 절감하면서도 생산성 향상이 가능한 농사기술, 과학적·효과적인 선진농법을 개발함에 자긍심이 크다”며 “나보다는 우리 모두가 잘살자는 신념으로 대한민국의 농업경쟁력 강화와 소비자 안전먹거리 제공 등에 최선을 다할 것”이란 다짐했다.
이어 “돈보다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며 사는 것’이 행복한 인생 아니겠느냐?”고 반문하며 자신은 “항상 유연한 사고를 갖고 새로움을 추구하며 살았으니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환한 웃음을 보였다.
대한민국 농촌·농업의 발전을 위해 오늘도 씨를 뿌리고, 싹을 틔우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김재일 대표가 있어 밝은 내일이 기대된다.
한편, 뉴씨드 김재일 대표는 고품질의 새싹채소 생산과 소비자 안전먹거리 공급에 헌신하고, 농기계 자체 제작 및 저비용·고수익 창출을 도모하면서, 농업 경쟁력 강화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4 대한민국 미래를 여는 인물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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