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제23회 진주논개제’가 다음달 3일부터 6일까지 펼쳐지고. 둘째 날인 5월 4일(토) 오후 4시 30부터 ‘전국의 예기, 여기 진주에서 춤추다’라는 주제로 ‘제1회 전국 교방문화 대제전’도 개최된다.
이번 ‘교방문화 대제전’은 ‘진주검무’, ‘승전무’, ‘처용무’, ‘태평무’, ‘살풀이춤’, ‘경기검무’, ‘동래학춤’, ‘호남산조춤’ 등 국가와 시·도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전국 각지의 교방춤·전통춤을 한 자리(진주성 야외무대)에서 감상할 수 있다. 한마디로 교방문화의 정수를 선보이는 대제전이 올해 처음 진주에서 열린다.
그만큼 ‘(사)진주민속예술보존회 유영희 이사장(국가무형문화재 제12호 진주검무 예능보유자)’의 감회도 남다르다. 국가무형문화재(국가무형유산)인 ‘진주검무’의 위상제고와 저변확대를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며, 교방문화가 살아 숨 쉬는 ‘예향 진주’의 민속예술 보존 및 전승 활동에 앞장서왔기 때문이다.
유 이사장에 따르면 ‘진주검무(晋州劍舞)’는 신라시대의 ‘황창무(황창랑 설화 기반 검무)’에서 유래됐다. 그리고 조선시대 ‘교방청(敎房廳, 진주감영에 설치된 기녀 양성기관)’을 통해 오늘날까지 원형이 잘 보존된 ‘궁중무’로서 8명의 여성 무용수가 도드리장단과 타령장단(느린 타령장단, 빠른 타령장단 등 혼용·변주)에 맞춰 시연하는 ‘칼춤’, ‘검기무’라고도 불린다.
또한 ▲색동한삼을 끼고 무릎을 굽혀 도는 ‘숙은사위’ ▲앉아서 추는 ‘앉은사위’ ▲허리를 앞으로 엎쳤다가 뒤로 제치며 빙빙 도는 ‘연풍대가락’ ▲맨손으로 팔을 펴는 ‘손사위’ 등의 춤사위가 매우 다양하고 독특하며, 반주악기로는 피리·저·해금·장구·북 등이 쓰인다.
그 예술적 가치를 높이 평가받아 진주검무는 1967년 ‘국가무형문화재 제12호’로 지정됐다. 이는 전통춤 종목 가운데 최초의 사례였다.
하지만 진주검무의 보존·전승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일제가 전국의 교방을 폐쇄하면서 진주검무도 명맥이 끊어질 뻔한 위기에 처했다. 그때 ‘조선의 마지막 선상기(궁중연향에 차출된 기녀), 최순이 선생’이 진주검무 보전에 선구자 역할을 맡았다.
유영희 이사장은 “교방청의 기녀(관기)들에 의해 진주검무가 전승됐다. 조선시대의 교방 기녀들은 가(歌·무(舞)·악(樂)에 뛰어난 ‘종합예술인’이었다. 그러나 일제에 의해 교방문화가 말살되고, 기녀·기생(妓生)을 예기(藝妓)와 창기(娼妓)의 구분이 없는 부정적 이미지로 전락시켰다”며 “우리 고유의 교방문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청과 함양에서 나고 자란 유 이사장은 어릴 때부터 춤과 노래를 좋아했다. 이후 서울 서라벌예술대학(現 중앙대)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하고 국내외의 무대에 수차례 올랐다.
그러던 중 부모님이 진주로 이사해 대형서점을 열면서 그녀의 예술 행로도 전환점을 맞이했다. ‘진주검무 2대 예능보유자, 고(故) 성계옥 선생’을 사사하며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진주검무보존회’에 입문한 것이다.
나아가 유영희 이사장은 이수자, 전수자, 전승교육사(전수조교) 등의 엄격한 전승 과정을 거쳐 2010년 ‘진주검무 3대 예능보유자(인간문화재)’로 지정받았다.
특히 유 이사장은 ‘법고창신(法古創新, 옛 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함)’의 자세로 ‘진주검무 대중화’를 도모하며 ‘진주지역 초·중·고교 학생 무료 강습(방과 후 수업 재능기부)’, ‘진주검무와 타악기·트로트 등의 융합 시도’에 꾸준히 힘써왔다.
더불어 (사)진주민속예술보존회 이사장으로서 진주검무와 ‘진주포구락무(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12호)’, ‘의암별제(국내 유일한 여성 주관의 제례의식 - 의기(義妓) 논개 추모제)’ 등 전승 활동을 이끌면서 ▲진주검무보존회 회장 ▲(재)진주문화예술재단 이사 ▲진주논개제 제전위원장 등도 역임했다.
유영희 이사장은 “예능보유자로서 진주검무의 원형과 전통 보존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 그 철칙 아래,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춤이자 건강운동이 되도록 다양한 방안도 적극 모색하며 ‘진주검무의 대중화·세계화’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진주민속예술보존회 유영희 이사장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2호 진주검무’의 위상제고와 저변확대에 헌신하고, 교방문화 연구 및 진주민속예술의 보존·전승 활동을 이끌면서, 지역문화예술 발전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4 올해의 신한국인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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