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박미라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으로 국내 정치인들의 수난사가 다시 회자되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정치인을 대상으로 하는 피습 사례가 2건 있었다. 4·10 총선을 앞두고 정치가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있어서는 안 되는 폭력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월2일 부산 방문 일정 중 60대 김모씨로부터 목 부위를 흉기로 찔렸다. 부산대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한 뒤 서울로 이송돼 서울대병원에서 수술과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후 피습 8일만인 10일에 퇴원하면서 "상대를 죽여 없애야 하는 전쟁 같은 이 정치를 이제는 종식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전 대표가 흉기에 찔린지 23일 만에 이번에는 여당 의원을 대상으로 하는 테러가 있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월25일 서울 강남구 한 건물에서 10대에게 돌덩이로 머리를 공격받아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습격범은 "국회의원 배현진이 맞느냐"며 물으며 다가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커터칼 피습'도 대표적인 정치 테러 사례 가운데 하나다.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현대백화점 앞에서 오세훈 당시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유세를 지원하러 나섰다. 한 40대 남성은 박 전 대통령에게 커터칼을 휘둘러 얼굴에 10㎝가량의 상처를 입혔다.
박 전 대통령이 치료를 받은 이후 마취에서 깨어나면서 "대전은요"라고 말한 것은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유명한 일화다. 이 발언이 알려지면서 한나라당에 열세이던 대전시장 선거 판세가 뒤집히는 등 지방선거 승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받는다.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70대 남성에게 둔기로 가격당하는 일도 있었다.
송 대표는 2022년 대선을 이틀 앞둔 2022년 3월7일 낮 12시5분께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앞 광장에서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가 70대 남성 A씨에게 검은색 비닐에 싸인 망치 모양의 둔기로 4차례 가격당했다.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맞는 일도 겪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지난 2018년 5월 국회에서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는 단식에 나설 당시 30대 남성이 휘두른 주먹을 맞았다. 피습 이후 당시 여야 원내대표들은 드루킹 특검법 처리에 합의하기도 했다.
과거로 더 거슬러 올라가면 현대사의 아픈 장면도 많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9년 10월26일 궁정동 안가에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쏜 총탄에 맞고 서거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부인 육영수 여사는 1974년 8월 15일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중앙극장에서 진행된 광복절 기념식에서 박정희 대통령 암살을 기도한 문세광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염산 테러를 겪었다. 김 전 대통령은 신민당 원내총무 시절인 1969년 6월 박정희 대통령의 3선 개헌 반대 투쟁을 벌이다가 귀가 도중 괴한 3명으로부터 차량에 염산 테러를 당했다.
1973년 8월에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 사건도 있었다. 당시 유신 반대 운동을 벌였던 김 전 대통령은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납치당해 동해로 압송됐다가 5일 만에 풀려난 바 있다.
해방 직후에도 정치인들은 테러의 대상이었다. 백범 김구 선생은 1949년 6월 숙소이자 집무실인 경교장에서 육군 소위 안두희에게 암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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