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멸종위기종 Ⅰ급 한란, 동결 후 재생 성공
조윤미
| 2014-05-29 10:44:22
시사투데이 조윤미 기자] 국립생물자원관은 멸종위기야생생물 Ⅰ급인 자생식물 한란을 국내 최초로 초저온 동결보존기법인 ‘작은방울-유리화법’을 이용해 냉동시킨 후, 재생하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한란은 제주도 일부 지역에서 극소수 개체만 자연 분포하고 있으며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으로 보호받고 있는 난초과 여러해살이풀이다. 작은방울-유리화법은 시료를 고농도의 유리화용액으로 처리해 탈수시키는 유리화법과 알루미늄 호일을 이용해 식물 조직의 생체를 급속히 동결 해동하는 작은방울-동결법을 혼합한 형태의 기술로서 식물조직이 급격한 냉해로부터 발생되는 피해를 최소화했다.
이번 실험은 한란의 뿌리줄기 조각이나 작은 눈을 적출해 식물체내의 수분을 제거하고, 적합한 동결보존액을 주입한 후 수일간의 동결(-196℃) 과정을 거쳤다. 이후 지난해 말 급속히 해동시킨 한란의 조직을 배지에 재생해 증식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초저온 동결보존기술의 실용화와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인 노랑붓꽃과 날개하늘나리 등 다른 식물 종에 대해서도 적용했다. 초저온 동결보존기법은 일반적으로 생물이 초저온(-130℃ 이하)에서 모든 생화학적 작용이 정지되는 원리를 이용해 액체질소(-196℃)에 생물자원을 반영구적으로 보존하는 방법이다. 난초과에 속하는 한란에서 개발된 동결보존기술을 붓꽃과에 속하는 노랑붓꽃과 백합과에 속하는 날개하늘나리에 적용해 최적화한 후 재생에 성공했다.
국립생물자원관 야생생물유전자원센터 오경희 센터장은 “멸종위기종과 고유종 식물을 대상으로 매년 5종을 선정해 맞춤형 초저온 동결보존기법을 적용하겠다”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귀중한 유전자원을 후대에 물려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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