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김밥한줄 1만원 받으면서 관광객 오길 바라는 건 모순…관광산업 발전 위해 불친절 바가지요금 없애야"
윤용
| 2016-06-17 16:13:22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관광산업 품질은 결국 콘텐츠가 중요하다. 관광 자원에 좋은 스토리를 입히고 각 지역에 독특한 색채를 가미해 선보인다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며 "구글 CEO가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을 보러왔다가 DMZ(비무장지대) 안보관광을 즐긴 것도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문화관광산업 경쟁력 강화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관광산업은 제조업 대비 일자리 창출효과가 1.5배나 될 정도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청년고용의 돌파구"라며 "관광업계 스스로 과감하게 체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높여 많은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계속 지적되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대상의 저가 관광이나 택시 시장의 바가지요금 같은 관광 불편 문제들은 관광객 만족도를 떨어뜨리고 한국 관광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심각한 원인"이라며 "남는 건 사진 밖에 없다는 말은 틀렸다. 제일 마음 속에 남는 것은 그 나라 국민의 친절"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관광객이 안 오느냐고 막 아우성을 치다 또 많이 오면 느긋해져서 불친절하고 김밥 한 줄에 만원씩 받는 식이면 (관광객이) 더 오는 게 아니라 관광객을 쫓아내는 것"이라고 말한 뒤 "그러면서 관광객이 많이 오기를 바라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오얀타 우말라 페루 대통령이 과거 한국대사관 근무 당시 한국인의 도움을 받았던 일화를 "친절 하나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주는 예"로 꼽았다. 우말라 대통령은 2004년 주한페루대사관에서 무관으로 근무하던 당시 한밤 중에 딸이 아팠을 때 단골 빵집 주인이 새벽 1시에 약을 구해다 줘 위기를 넘겼고, 평소에도 이 일화를 수차례 언급해 왔다.
이어 "콩 한쪽도 나눠 먹으려고 하는 우리 선조들이, 백의민족이 갖고 있던 아름다운 심성을 살리면, '한국에 가면 참 친절해서 그 마음이 영원히 남더라'는 것도 최고로 남는 콘텐츠"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나라의 빛을 본다'는 '관광'의 어원을 설명하면서 "그 빛이라는 것은 결국 콘텐츠 아니겠나. 그 빛이 아름답고 영롱해야 볼 맛이 있는 거지, 어두침침하고 '뿌시시'하고 또 아주 좋은 빛이 있는데 헝겊으로 뒤집어 씌워 놓아서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면 그 관광에 대한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관광객이 서울과 제주 등 특정 지역에 편중되고 산업 성장의 혜택이 지방으로 전달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내수 진작과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관광업계와 전문가 여러분, 그리고 각 지자체가 힘을 모아서 우리 관광 산업의 품질을 높여나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우리에겐 지역 곳곳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함께 5000년의 유구한 역사가 담긴 역사·문화 자원이 있고 최근에는 K-팝과 K-드라마 같은 대중 문화도 세계인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선 ICT(정보통신기술)와 3면이 바다라는 강점을 살린 크루즈관광 같은 융복합 관광자원도 갖고 있다"며 "그럼에도 이런 것들을 좋은 관광콘텐츠로 연결시키지 못하거나 홍보를 제대로 하지 못해 잠재력 만큼의 관광산업 발전을 아직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별 관광객들은 단체 관광객에 비해 지출이 큰 편인데도 언어와 교통, 숙박시설, 안내 부족 등 불편함 때문에 선뜻 지방 관광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 대상의 안내 서비스를 강화하고 지방 관광객의 불편을 적극 해소해 더 많은 지방 방문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여행업을 비롯한 기존 관광기업들은 과거의 틀에 얽매야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고 창조적 발상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려주기 바란다"며 "정부도 융자제도 개선과 창조관광펀드 조성 등 금융지원은 물론 지속적인 구제완화와 제도개선을 통해 관광기업이 한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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