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충돌 조류 ‘종다리’, ‘멧비둘기’, ‘제비’ 많아

이윤지

| 2017-07-31 11:12:28

엔진 고장 유발해 항공 운행 안전 위협 환경부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항공 운행 안전을 위협하는 조류로 텃새 ‘종다리’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2009년부터 올해 6월까지 인천국제공항, 김포공항, 공군 비행장 등 국내 11곳의 공항에서 수거된 약 350건의 ‘항공기 충돌 조류(bird-strike)’ 잔해를 유전자(DNA) 바코드로 분석해 충돌 조류 총 116종을 확인했다.

항공기에 주로 충돌하는 조류는 종다리(10.86%), 멧비둘기(5.92%), 제비(5.26%), 황조롱이(3.62%), 힝둥새(2.96%)로 전체의 약 30%를 차지했다. 종다리의 경우 연중 전국적으로 흔히 관찰되는 텃새로 전체 항공기 충돌 조류 116종 중 개체수가 가장 많다.

2014년부터 2016년 수원 일대 공군 비행장에서 포획한 종다리, 황조롱이 등 주요 항공기 충돌 조류 12종의 먹이를 분석한 결과 곤충 73%, 식물 19% 달팽이류 3%, 어류 0.5%, 양서류 0.5% 등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공항 안팎에 서식하는 곤충이나 식물들이 종다리, 제비 같은 조류를 이끄는 요인이 되고 이는 다시 황조롱이와 같은 육식성 조류의 유입을 불러오는 것으로 파악했다.

항공기 조류 충돌은 운행 중인 항공기와 새가 부딪히는 현상으로 엔진 고장 같은 기체손상을 유발해 항공 운행 안전을 위협하고 경제적 손실도 일으킨다. 항공기 조류 충돌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연간 12억 달러 이상의 손실이 발생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1년 92건이었던 항공기 조류 충돌 발생 건수가 2012년 160건, 2013년 136건, 2014년 234건, 2015년 287건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각 공항에서는 소음이나 포획 등 물리적인 방법으로 조류 퇴치에 힘쓰고 있으나 항공기 조류 충돌을 예방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조류 200여 종을 비롯해 3,000여 종 동물에 대한 종판별 유전정보를 확보한 상태다”라며 “조류 유전정보는 항공기 충돌 조류 연구는 물론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대응 방안 마련 등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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