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투데이 박미라 기자]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10·29 이태원 참사 당일 밤 당직 근무자들에게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전단지를 떼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1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박 구청장은 참사 다음 날까지 대통령경호처와 연락하며 전단지 제거 지시와 관련한 대통령실의 참사 책임을 지우려 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모르는 일이고, 전단지 제거를 직접 지시한 적 없다"고 답했다.
박 구청장은 용산구청과 경호처 사이에 오간 연락의 내용에 대해서도 거듭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특조위는 당시 참사 현장 주변에 장기간 방치된 불법건축물과 인근 업소 소음이 재난을 키우고 사후 현장 통제를 어렵게 했다며 박 구청장과 김철화 용산구청 건설관리과장에게 관리 책임을 묻기도 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박준영 국립금오공대 기계설계공학과 교수는 "불법건축물이 철거됐다면 보행 유동성이 늘어 병목과 정체 현상이 상당히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길호 한양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다수의 고출력 스피커와 군중 소음이 동시에 존재해 통제 지시와 안전 안내가 참사 발생 구간까지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높은 소음 수준이 현장 통제와 구조를 방해했으리라 본다"고 했다.
특조위는 참사 당일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 조치가 시행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이에 대해 송은영 전 이태원역장은 당시 지하철 무정차 조치는 불필요했다며 '과거로 돌아가도 무정차를 지시하지 않았을 것이냐'는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역사 내 상황이 위험했으면 당연히 무정차 통과와 경찰에 요청하고, 외부 출입구를 통제해달라고 했을 것"이라며 "역사 내 직원들이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시행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권순조 부산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반대로 "참사 당일 무정차 통과를 시행했다면 고위험 단계 군중 밀도의 발생 빈도와 시간을 감소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이태원역 내외부 통행 흐름을 시뮬레이션한 권 교수는 "무정차가 증가할수록 인파가 밀집하는 빈도가 확실하게 줄었다"며 "이태원역은 구조적으로 모든 출구 방향의 유입·유출이 한 군데로 몰리는 구조여서 적은 인원에도 밀집이 발생할 소지가 컸다"고 강조했다.
청문회 이틀 차이자 마지막인 이날은 박희영 용산구청장, 윤희근 전 경찰청장, 김의승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 등을 불러 참사 후 대응·수습 단계의 문제점에 집중했다.
박미라 기자 472401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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