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타임지는 올 한해 각 분야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2009년 올해의 아이디어’ 46가지를 선정해 13일(미국현지)자 신문에 발표했다.
서울대 연구팀이 복제한 빨간 형광개 (루피)는 자연과학 분야의 12개 아이디어 중 하나로 선정됐으며 발표된 논문과 검증절차를 거쳐 이루어 졌다.
빨간 형광 복제개의 연구 결과는 올 4월 이 분야 전문학술지인 Genesis (제1저자 서울대 홍소군 박사)에 표지 논문으로 선정된 바 있다.
서울대 수의과대학 이병천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안병만)의 특수유용동물복제사업(총괄책임자 경상대 공일근 교수)과 신약개발 회사 알앤앨바이오(대표 라정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루피 (Ruppy)는 세계 최초의 새로운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삽입한 형질전환 강아지이다. 즉 말미잘의 형광 유전자를 개의 태아세포에 도입한 후, 체세포 핵이식 과정을 거쳐 탄생한 것이다.
루피라는 이름은 빨간 보석인 ‘Ruby; 루비’와 강아지를 뜻하는 ‘Puppy; 퍼피‘의 합성어이다. 루피는 자연광 일 때는 보통 개와 거의 비슷해 보이지만, 자외선 아래에서는 전신에서 빨간색 형광을 발한다.
뉴욕 타임지가 올해의 아이디어로 선정한 배경으로는 공동으로 연구에 참여한 미국 캔터키 대학의 고제명 교수의 말을 인용해 “인간 난치병 치료를 위한 기술 개발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연구결과는 개에서는 처음으로 다른종의 유전자를 성공적으로 도입시켜 새로운 형질의 동물을 탄생시킨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인간의 특정 질병모델 동물을 개발하는데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개는 사람의 중요한 유전 질병을 포함한 228가지(http://omia.angis.org.au/)의 질병 연구에 활용이 가능해 차세대 질병 연구 모델로 각광 받는 동물이다.
이 연구결과를 논문에 개제한 후 해외 여러 연구팀으로부터 공동연구의 제안을 받고 있고 현재 연구팀은 파킨슨병 모델 등 신경질환 모델 개를 개발 중에 있다.
또한 공동연구자인 미국 캔터키 대학의 고제명 교수는 이번 뉴욕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앞으로 그의 연구 주제인 배란 기전 연구에 응용할 계획이다”고 했다.
고교수의 말을 인용해 뉴욕타임지는 마우스의 경우에 한가지 연구과제 수행에만 단순 호르몬 측정 등 혈액검사를 위해 1년에 1,000마리 이상의 마우스의 희생이 필요하지만 개는 살아있는 상태로 호르몬을 측정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따라서 루피는 과학자들이 실험동물을 희생시키지 않고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지는 매년 미 전역의 전문가와 관료ㆍ저명인사ㆍ일반 시민 등을 대상으로 하는 광범위한 설문조사 또는 매년 각 분야에서 고정관념을 깨는 새로운 연구 결과나 기발한 발명품을 ‘올해의 아이디어’로 선정한다.
올해는 자연과학 분야에서 12종류, 첨단 기술 분야에서는 17종류의 아이디어가 소개되었다. 이병천 교수팀의 빨간 형광개 연구는 자연과학 분야와 첨단 기술 분야에 동시에 선정되어 눈길을 끌었다.
※위 사진설명
세계 최초 형질전환 개 루피의 생후 2개월때의 모습 (a). b-c 는 루피(우)와 정상 개(좌)를 비교한 사진이다. b와 c 는 자연광 아래서의 모습, b'와 c' 는 자외선 아래서 관찰한 모습이다. 자외선에서 루피의 발이 빨강 형광을 내는 것을 볼 수 있다. 루피의 발톱과 발바닥 부분은 자연광에서도 정상 개보다 붉은 빛을 나타내 눈에 띈다. 그러나, 외형과 건강상태는 정상개와 거의 유사하다.
홍선화 기자
[저작권자ⓒ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