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장수진기자]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 이병훈 단장을 만나다'
전남 광주광역시를 떠올리면 5.18 항쟁과 정치적인 색깔이 강한 지역이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광주는 단순히 정치적 아픔만을 품고 있는 도시가 아니다. 예향의 도시로 수많은 예술인을 배출했고 문화적 끼나 자질이 잠재돼 있는 도시이다.
2003년 계획 수립한 아시아문화중심도시가 모양새를 갖추고 구체적인 모습을 하나씩 드러내고 있다. 20여년이라는 국가 차원의 장기 프로젝트로 수많은 어려움과 난관을 극복해가며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는 미래형 도시로 거듭나고 문화도시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 줄 것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 단장을 맡고 있는 이병훈 단장은 전남 보성 출생으로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문화관광부의 문화행정가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86아시안게임, ‘88올림픽 등을 통해 스포츠 외교에 깊숙이 관여했고 30여년간의 공직생활동안 문화행정을 통해 대한민국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현재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 단장을 맡아 문화행정가로써 역량을 맘껏 발휘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례가 없던 장기 프로젝트인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 이병훈 단장을 만나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의 방향과 현재 추진되고 있는 프로젝트 및 광주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Q.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 단장을 맡게 된 배경은
A. 광주라는 도시는 5.18을 비롯한 아픔이 많은 도시이고 또 각 지역의 균형발전 차원에서 이 사업을 구상한 것이다. 문화국가를 지향 하더라도 교두보가 있어야는데 그걸 광주로 선택한 것이다. 기획단 시절 전임 단장이 있었는데 문화관광부 본부직제로 추진되면서 내가 발탁이 됐다. 발탁 조건이 중앙행정의 경험이 있어야 되고 국책 사업이다보니까 또 지방행정의 경험도 있어야 했다. 무엇보다 광주라는 지방의 속성과 정서를 잘 읽어낼 수 있어야 하고 또 하나는 이게 문화사업이다보니 문화에 대한 감각과 경험이 있어야 됐다. 그런 조건을 놓고 봤을 때 내가 적임자라고 생각한 것 같다.
Q. 광주의 기존 이미지가 이 사업으로 많이 바뀔 것 같다. 어떤가
A. 그건 확실하다. 이곳이 다양한 문화를 한군데로 모아들이는 저수지 역할을 하는 동시에 문화자원을 통해서 새로운 문화 콘텐츠나 문화예술을 격조 있게 높이는 두 가지 역할을 해야 한다. 결국엔 콘텐츠 승부라고 보는데, 비전이라는 것이 하나는 경제적 부가가치를 말할 것이고 또 하나의 축은 삶의 질과 비전이 있는 콘텐츠를 공급하는 것이다. 그런 콘텐츠를 공급하고 보여주면 기존의 보수적인 시각들이 벗겨지고 제대로 이해하고 참여를 할 것이라고 본다. 그만큼 시간이 필요하다.
Q. 처음 이 사업을 추진하던 때와 지금의 반응은 어떤가
A. 대다수 정서는 문화도시로 가야 된다는 이해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8월에 시민들이 직접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월드뮤직페스티발을 개최했는데 시민들의 호응도가 상당히 높았고 아시아문화마당이라는 쿤스트할레도 호응도가 좋았다. 또 한․아세안 전통오케스트라 창단 및 공연이 성공적으로 치러졌고 가시적으로 느낌이 오니까 반응이 좋다.
Q.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대해 설명해 달라
A. 우리가 요즘 한류를 얘기하는데 한류는 일방통행이다. 아시아문화전당은 우리 것을 일방적으로 아시아나 전 세계에 전파시키는 개념이 아니다. 아시아 국가들이든 다른 나라와 협업이라는 방식을 통한 공동창작을 말한다. 예를 들어 시나리오 원천이 되는 스토리텔링은 몽골이나 중앙아시아 것을 가져오고 감독은 일본 사람이 하고 조명은 호주 사람이 할 수도 있고 이렇게 공동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즉 문화적 교류를 통해 다른 나라 문화를 알고 우리 문화를 알아 장점을 결합시키는 것 그래야 문화가 발전하는 것이다. 그런 작업을 아시아문화전당에서 해 나갈 것이다.
Q. 장기 프로젝트라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A. 이 사업은 특별법에 근거를 두고 진행되는 것이다. 도시조성사업의 핵심 아시아문화전당인데 전당이 국립시설이다보니 지나치게 예산이 많이 들어가 공공성만 가지고 갈 수는 없다. 자생력을 가지려면 수익성도 발전시켜야 한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한 연구도 많이 하고 있다.
Q. 문화 예술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확장될 것 같다. 어떤가
A. 순수문화 예술 진행이라는 측면과 문화 콘텐츠 산업 육성 양 축을 움직이는데 그러다보면 프로젝트가 많이 진행 될 것이다. 이제 문화예술도 수요가 뒤따르지 않으면 안 되는데 우리가 퀄리티 높은 예술 공연이라든가 각종 문화 콘텐츠를 많이 양산해내면 내국인 뿐 아니라 외국인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교두보 역할을 해 고용 창출도 되고 문화 예술인도 경쟁력과 창의력이 있으면 경제적 보상이 되고 다시 재투자 돼서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Q. 월드뮤직페스티발 반응은 어땠나
A. 월드뮤직페스티발은 적은 예산으로 밀도 깊게 진행이 됐다. 음악 시장도 스펙트럼이 넓어야 한다. 월드뮤직이 그런 음악의 다양성에 기여 할 것이다. 매년 이렇게 하다보면 새로운 음악도 만들어내고 새로운 음원시장이 확대 될 것이다. 월드뮤직페스티발은 궁극적으로 전당 내 아시아 예술극장과 연결된 프로그램으로 진행 될 것이고 그것이 우리나라 음원 사업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Q. 아시아의 어떤 나라들과 교류 협력이 이뤄지고 있나
A. 아시아를 5개 블록으로 나눈다. 동남아는 음악교류사업, 중앙아시아 몽골, 유라시아대륙은 영웅 서사시, 설화, 신화가 풍부해서 스토리텔링 부분을 통한 공동협력사업 유지, 서아시아 인도 파키스탄쪽은 전통댄스, 춤을 이용한 협력사업 추진 중동은 첨단영상을 통한 공동협력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할 계획이다.
Q.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갖는 비전이나 개인적인 각오가 있다면 무엇인가
A. 가시적으로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콘텐츠를 통해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는 측면과 아시아 국가들과 교류협력 사업을 통해 서로 도움을 주고 기쁨이 되는 것이 인지가 되고 확산 되면서 이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다. 더 착실하게 콘텐츠 프로그램을 만들어 채워나갈 것이다. 그것이 성공의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또 개인적으로는 성취감을 느끼고 싶다. 공직생활을 마감하면서 지금 잘못해서 역사의 죄인이 되지 말자는 생각이 강하다.
Q. 마지막으로 문화행정가로써 한 마디 해 달라.
A. 문화 행정은 문화예술과에서만 문화행정을 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문화적 베이스가 토대가 돼서 전체적인 문화행정이 이뤄져야 한다. 전체적 문화적 시각 속에서 총체적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 문화행정은 보직이 순환되면서 거쳐 가는 자리가 아니다. 오랫동안 하고 축적이 되어야 한다.
오랜 공직생활을 문화행정가로 일해 오면서 그는 문화, 예술이 국가나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어떻게 발전 시켜야할지를 정확하게 꿰뚫고 있는 인물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는 뚝심, 추진력, 카리스마로 마지막 열정을 쏟아 붓는 이 단장의 어깨에 미래형 문화도시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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