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장수진기자]
‘U-12 축구국가대표 김이석군과 형 우석의 축구를 향한 꿈’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가 밝다. 지난 여름, 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좋은 성적에 이어 2010 FIFA U-20 여자월드컵, FIFA U-17 여자월드컵이 낳은 스타 지소연과 여민지는 국민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독차지하며 화제가 됐다. 두 축구스타로 하여금 여자 축구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두 선수의 남자 선수 못지않은 기량과 어린 시절 모습까지 메스컴은 집중 조명했다.
메스컴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유소년 국가대표(U-12) 선수들도 지난 8월, 2010 경주국제유소년(U-12)축구 페스티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멋진 기량을 뽐냈다.
2010 경주국제유소년(U-12) 축구 페스티벌은 2003년부터 경주에서 개최하고 있는 화랑대기 대회와 연계한 국제유소년 축구대회이다. 화랑대기 전국초등학교 축구대회는 매년 전국의 200여개 학교, 380여개 이상의 팀이 참가해 900경기를 소화하는 규모가 큰 대회이다. 화랑대기 대회를 통해 1차 선발된 120여명의 선수 중 다시 36명의 선수를 발탁, 국가대표로 국제대회에 참가하는데 이번 경주국제유소년(U-12) 축구 페스티벌에서 우리 화랑팀이 스페인, 잉글랜드, 일본, 중국, 베트남의 대표 팀과 겨뤄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연희초교 김이석(6학년)군은 경주 화랑대기 대회에 참가했다가 국가대표선수로 발탁 돼 화랑팀에서 멋진 활약을 펼치며 우승하는데 기여했다.
이석군은 초등학교 4학년 때 형을 따라 축구를 시작했다. 형 우석(장안중2)군이 초등학교 6학년 때 연희초교 윤의병 축구감독 눈에 띄어 축구를 시작하면서 형과 함께 축구팀에 들어 간 것이 축구선수의 꿈을 갖고 본격적으로 축구를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형 우석군도 현재 장안중학교 축구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서울시 대표로 뽑혀 두 형제가 나란히 축구선수로써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형제는 학교 방과 후 수업을 통해 축구를 접했다. 방과 후 수업 축구교실에서 감독의 눈에 띄어 학교 축구부에 들어간 형과 형이 하니까 같이 하면 좋을 것 같다는 부모의 판단에 이석군도 축구부에 들어갔다. 부모는 아이들이 그저 재미로 축구를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형 우석군은 달랐다. 공부도 곧 잘 했던 우석군은 1년 정도 축구를 하더니 계속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반대하던 부모에게 시위라도 하듯 형제는 방에서 불도 꺼놓고 나오지 않았다.
“어려서 꿈이 있다는 것은 좋은 것 아니겠어요? 우석이는 전교 1등도 하고 공부를 잘 해서 쭉 공부를 했으면 했는데...힘들면 지쳐서 안하겠지 싶어 이런 저런 조건을 많이 걸고 나중엔 허락 했죠”(어머니)
우석군은 어머니가 제시한 조건을 다 소화하면서 축구를 계속하게 되었다. 그러다 중학교도 축구부가 있는 장안중학교로 진학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축구 선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석군도 점점 축구의 재미에 빠져 들었다. 형을 따라 시작했지만 축구가 너무 재밌고 지금은 오로지 메시 같은 축구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다부진 미래의 꿈나무다.
“메시의 개인기를 배우고 싶어요. 국내 선수 중엔 이청용 선수가 좋아요. 이청용 선수는 스피드가 장난 아니거든요”(이석)
메시와 이청용선수를 좋아하고 닮고 싶다는 이석군은 골을 넣을 때가 가장 짜릿하고 좋다고 한다. 같은 동작의 반복되는 훈련도 그저 재미있고 힘든 건 잘 모르겠다고 하니 축구를 얼마나 즐기면서 하는지 알 수 있다.
“이석이는 두뇌 회전이 빠르고 패스나 볼 터치 감각이 뛰어납니다. 4학년 때부터 했으니까 그렇게 빨리 시작한 편은 아닌데 감각이 있으니까 빨리 터득하는 편이죠”(연희초교 감독)
이석군을 지도하시는 윤의병감독은 이석군이 고집이 센 편이라고 했다. 축구가 단체 운동 이다 보니 개인적인 고집이 운동하는데 방해가 될 때가 있는데 차츰 단체 운동에 대해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좋아졌다고 한다.
“형은 성격이 밝고 긍정적이고 착해요. 근데 이석이는 막내라 그런지 좀 까칠하고 고집이 센 편인데 승부욕도 아주 강해요”(어머니)
이석군의 그런 고집과 승부욕은 운동선수로써 근성이 있다는 것 아닐까. 이번 경주국제유소년(U-12) 대표로 뽑혀 국제 경기를 경험한 이석군은 자신감이 충만한 상태다.
“이석이는 축구가 자기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차 좋은 선수가 되리라고 봅니다”(연희초교 감독)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을 단 이석군은 정말 잘 하는 친구들이 많았다며 그전보다 더 열심히 한다고 했다. 주중 학교에서 하는 훈련 외에도 개인 훈련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주말에는 합숙소 생활을 하는 형이 집에 오면 함께 축구를 하고 축구에 대한 이야기로 우애를 다진다.
“애들이 좋아하고 자신의 꿈이 확실하니까 시키고 있는데 운동이라는 게 부상의 위험도 있고 갈수록 폭이 좁아지니까 걱정도 되죠. 그렇지만 이왕 시작했으니까 부모로써 최대한 지원하려고 하죠”(어머니)
아이들이 운동을 한 뒤로는 일상생활이 아이들 위주로 돌아간다며 그래도 꿈이 확실하니까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 부모 역할 아니겠냐는 부모는 누구보다 든든한 형제의 후원자였다.
수비수인 형과 공격수인 동생이 환상의 콤비가 되어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이 그려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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